여름방학을 앞둔 영일고등학교(이하 영일고)의 체육관은 늦은 밤까지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학부모들이 자녀의 비전로드맵 발표에 감동의 박수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비전프로젝트’란 2008년부터 영일고에서 운영하고 있는 특색교육활동이다. 프로젝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한 학기에 걸쳐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꿈에 관심을 갖고 구체적인 비전을 설정한 뒤, 학기를 마무리하는 시기에 친구, 학부모, 선생님들 앞에서 각오와 다짐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신입생들은 입학을 하고 나서 다양한 진로프로그램을 통하여 인생의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비전을 세운다. 진로활동시간을 통하여 특기와 적성을 발견하고 직업인 초청 강연을 신청하여 다양한 직업체험을 한다.  또한 자매기관에 봉사활동을 하며 국가와 인류를 위한 직업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되며, 학부모에게 자신의 꿈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도움을 요청한다.청소년들은 미래의 불확실한 직업세계에 대하여 늘 고민을 한다. 어느 대학의 무슨 학과에 진학할지를 잘 모르며 막연하게 수능시험 준비를 하는 학생들이 많다.  학교를 졸업하고도 전공에 맞는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다. 준비가 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그것을 글로 쓴 구체적인 비전이 있으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 자료는 가까이서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알면서도 실제로 목표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학생들은 많지 않다. 학생들이 비전을 가질 수 있도록 꿈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고, 계획을 세우도록 하는 것은 학교 차원에서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비전프로젝트는 크게 2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각 학생들의 꿈과 다짐을 담은 비전로드맵 발표가 이루어진다. 학급실장이 인사말과 함께 발표의 문을 열고, 학급부실장이 굳은 다짐을 전달하며 발표의 문을 닫는다.  2부에서는 비전선포식이 이어진다. 자신의 꿈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발표한다는 것은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럴 때 옆에 서서 함께 손을 잡아주는 가족들과, 담임의 존재는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당당하게 자신의 꿈을 선포한 자녀를 담임은 격려하고, 가족들은 따뜻한 포옹으로 지지해준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이 짧은 순간의 영향력은 학생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비전프로젝트의 과정에는, 학생들이 부모님께 감사를 표현하는 시간이 있다. 영일고에서는 자습을 시작하기 전 인성교육의 일환으로 감사노트를 작성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비전프로젝트에서도 부모님께 다섯 가지 감사제목을 전달하는 5감사 편지를 전달하고 학급의 대표학생이 부모님 앞에서 감사편지를 낭독한다. 부모님께 드리는, 자신의 감사함을 담은 편지는 읽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참가한 모든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신다.비전선포식이 끝나면, 여태껏 자녀들의 발표를 들은 학부모님들 중 몇 분이 자청하여 피드백을 하는 시간이 있다. 학교에 들어와 의젓하고 성숙한 모습을 지닌 학생들의 모습을 본 부모님들의 소감은 비로소 이 행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모든 참석자들에게 알려주고 환호성을 지르게 한다. 아직 꿈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우리의 자녀들에게 학교와 가정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학생들은 자신이 꼭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을 설정하고, 삶의 목표가 있을 때 열심히 공부를 할 것이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게 된다. 비록 비전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학급마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진정성 있는 비전선포식이 되도록 하기 위하여 늦게까지 시간을 활용해야 한다. 나라를 빛내는 노벨상 수상자가 영일고에서 나오고, 가난한 사람이 소외되지 않는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전쟁이 없고 모두가 행복한 21세기 지구촌을 이끌어 갈 리더가 영일고에서부터 준비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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