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테르효과 계절성 우울증 영향
봄철 청소년 자살 전염 확산 우려
최근 경북도내 청소년들의 ‘동조자살’ 일명 ‘베르테르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시도가 가장 많은 봄철, 특히 신학기인 4 ,5월을 맞아 ‘자살 전염’현상이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경북지역에는 지난 16일 영주 모 중학교 2학년생이 동급생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투신 자살한데 이어 17일 안동 모 여중 2학년생이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 등을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23일에는 상주 모 고교 2학년생이 여자친구와 결별한 뒤 목을 매 숨졌다.
또 26일 오전 대구시 북구 동천동 소재 아파트 8층에서 여중생이 뛰어내려 중태에 빠졌다.
경찰에 따르면 중학교 3학년생인 천모(15)양은 이날 오전 8시45분께 언니의 책상에 유서를 남기고 8층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화단의 나뭇가지에 떨어졌다고 했다.
천양은 ‘학업 부진에 책임의식을 느껴 힘들다’며 ‘지난해 학원에서 동급생들로부터 괴롭힘을 받아 학원을 못다니게 됐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경찰 관계자는 “8층에서 투신했으나 나뭇가지에 의해 충격이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학교와 학원에서 폭력이 있었는 지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며, 천양은 경북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처럼 가뜩이나 학업스트레스를 비롯한 학교폭력 등의 고질적 학내문제로 인해 민감한 청소년들에게 봄철의 ‘계절성 우울증’까지 악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는 경고의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인 3~5월이 아이러니하게도 1년 중 자살인구가 가장 많은(29.6%)것으로 나타났다.
봄철 자살인구가 많은 것은 `계절성 우울증’의 영향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봄철 우울증의 주된 원인이 수면장애라는 학계의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면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2배 이상 높으며, 수면 부족은 우울증과 비슷한 불안증에도 큰 영향을 미치므로 “심리적으로 예민하고 사소한 외적 자극에도 민감한 청소년기 학생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포항지역의 경우, 올해 우울증과 조울증 등으로 포항시 남ㆍ북구보건소정신보건센터에 접수된 정신질환 상담건수는 310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지난 3월부터 이날 현재까지 전체 상담건수의 절반가량인 150여건의 상담이 이뤄지는 등 봄이 시작된 이후 우울증 등 정신질환 상담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4일 경북도교육청이 경북 초ㆍ중ㆍ고교의 학교폭력 실태 전면적 조사 등 학교폭력 예방대책을 발표한 나선 가운데 자살 고위험군 학생들에 대해서는 ‘계절성 우울증’까지 고려한 보다 심층적인 관리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포항세명기독병원 관계자는 "정신질환 예방을 위해 스트레스 조절, 위기의 시간에 교우 관계, 사회적 지지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악화되기 전 초기 증상 때 치료를 받아 재발 예방에 있어 전문가에게 적절한 치료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전했다.
조영준ㆍ장성재ㆍ임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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