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선거가 끝났다. 모두 제자리로 돌아갔다. 새로운 지도자는 지도자대로 다선의원은 그들대로 새로운 역학구도를 짜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우선적으로 조직부터 정비하려 할 것이다. 국회의원 보좌관의 대이동이 이뤄지는 시기도 바로 지금이다.정치는 국민이 직접 하면 가장 좋다. 누군가를 뽑아 내세운 대의정치는 분명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국민이 직접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그 많은 국민들의 입장을 일일이 정책에 반영하기란 쉽지 않다. 법률제정과 각종정책에 대한 찬반을 국민투표로 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사안마다 국민투표를 할 순 없다. 아니 불가능하다. 국회의원을 선출하고 그들에게 대신 정치를 위임한 것도 그런 이유다. 바로 대의정치다. 그나마 여론조사는 국민의 뜻을 반영하는 바로미터이기는 하지만 이것 역시 한계가 있다. 이번 총선에서 여론조사는 무덤이라 불릴 정도로 선거결과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 미덥지 못한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새누리당은 공천했다. 여론공천이다. 과연 그 여론이 진정성을 담고 있을까. 이는 대의정치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여론정치와 대의정치대한민국 대의정치의 주인은 과연 누굴까. 선출직 의원일까. 아니면 그를 뽑아주는 유권자인 국민들일까. 선거때는 유권자가 정답이겠지만 선거가 끝나만 반대이다. 한편으론 억울하고 분한 것 같지만 우리 스스로 그렇게 길들여져 가고 있다.먼저 대한민국 헌법 1조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 있고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역시 헌법으로만 보면 정치의 주인은 국민이 분명 맞다. 그러나 다시 현실로 돌아가면 뒤집어 진다. 저들의 선민사상과 천박한 자본주의 등이 함께 버물려지면서 주인인 것처럼 보였던 국민은 뒷전이 되고 만다. 세계적인 석학 촙스키는 그런 우려를 경고했다. 촙스키는 정치지도자에 대해 이렇게 일갈했다. ‘우리사회는 일반국민이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방식에 근거한 체제가 아니다. 엘리트들이 결정을 내리고 이따금 일반국민이 추인할 뿐이다. 확실히 일반국민은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 잘 아는 누군가가 저 높은 곳에 있다고 믿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데 이는 이념이 지배하는 체제의 주요특징이다. 이런 체제는 일반국민을 속여서 자신은 복잡하고 중요한 문제를 다룰 뛰어난 능력이 없으므로 지도자에게 맡기는 게 낫다고 여기게 만든다. 이는 마치 엘리트 집단 참여자들은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 잘 알고 있고 일종의 이해력을 지니고 있으며 다른 국민들에게 허용되지 않는 정보에 접근하는 권한을 갖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게 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자연히 가련하고 어리석은 국민들은 그저 바라볼 뿐 그들이 하는 일에 간섭해선 안되는 결과가 빚어진다.’참 적절한 표현이다. 우리는 그렇게 우리가 뽑아준 그들에게 무엇인가를 기대한다. 능력 있는 그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고 믿는다. 그나마 선거때라도 저들을 제대로 판단 할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 것 역시 쉽지 않다. 선거기간은 짧고 저들은 길거리에서 손 흔들고 고개 숙이는 것이 전부다. 정책승부는 애초부터 기대할 수 없었다. 국민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뽑는 선거에 정책승부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용기는 자유를, 비겁은 굴종을 새누리당 후보는 말 그대로 새누리당 후보의 정강정책에 근거한 정치인을 선택하면 된다. 그런데도 새누리당의 선택은 국민여론조사라는 이상한방향으로 흘렀다. 여론조사는 다수의 국민의 뜻을 반영하는 순기능이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국민여론조사는 엉뚱한 결과를 빚기도 했다. 현역의원의 기득권남용과 일부 역선택의 가능성까지 그야말로 희대에 남을 여론조사를 한 것이다. 이런 여론조사를 통한 선택은 지도자와 국민의 관계를 더욱 멀게 한다. 지도자가 단편적인 여론에만 매달리게 되고 정치는 점점 나락으로 빠져들 뿐이다. 자칫 개별적 체험만 절대시하면 총체적 모습을 놓치게 된다. 유권자가 정치의 주인이 되려면 앞으로 나서야 한다. 저들 앞에 당당해야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의 주인이 되고 싶은가. 그렇다며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실행해야 한다. 용기는 자유를 주지만 비겁은 굴종을 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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