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비정규직 양산, 급속도로 늘어가는 가계부채와 공기관의 부채 등 대한민국 경제위기가 극에 달한 지금, 민생 살리기라는 거대한 의제 앞에선 지역주의 조차 힘을 발휘하지 못하였다. 20대 총선을 통해 국민들이 정치권에 던진 ‘국민의 명령’은 누가 뭐래도 “경제와 민생살리기”인 것이다.가계부채는 이미 1천조를 넘어섰으며, 이로 인한 총체적 난맥으로 하루를 멀다하고 폐업하는 자영업자, 소상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정부와 여당은 ‘규제완화’, ‘노동개혁’이라는 미명 하에 대자본을 가진 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 침체된 국면을 돌파하려 하고 있다. 이는 이미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실패한 “기업 프렌들리”정책의 연장선에 있는 정책으로 지난 정부에서 이미 실패한 정책이다.국민들이 불안한 이유는 기업들의 규제가 많아서도 아니며, 노동시장이 유연하지 않아서도 아니다. 단지 국민들이 불안한 이유는 ‘내가 열심히 일한 만큼, 성공할 수 있는가’라는 명제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이미 젊은 세대에서는 부모의 재력을 표현하는 ‘흙수저’, ‘금수저’라는 말이 성공의 요건처럼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노력’이란 가치가 얼마나 땅에 떨어졌는지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80년대의 시대적 과제가 ‘정치 민주화’였다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경제 민주화’라고 단언할 수 있다. 소수가 독점한 권력을 다수의 국민이 나눠가진 것이 ‘정치적 민주화’였다면, 소수가 독점한 경제력을 다수의 국민이 나눠가질 수 있는 것이 ‘경제민주화’라고 할 수 있다. 경제민주화는 단순히 부자들의 금고를 털어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주자는 시혜적 발상에서 시작된 생각이 아니다. 독재정권이 총, 칼로 탈취한 국가 권력을 ‘민주화운동’을 통해 국민들이 정당히 권력을 나눠갖고, 투표하는 자에게만 권력을 가졌듯, 경제력을 독점한 소수가 세습과 편법으로 부(富)를 독점하는 시스템을 개선하여 성실히 일하는 사람들만이 경제력을 나눠 갖자는 것이 ‘경제민주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독선으로 치닫던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여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을 원내 제1당으로 만든 것이다. 우리 경상북도는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던 영광을 뒤로한 채 포항, 구미 등 공단도시의 침체와 신성장동력 개발 노력 부족으로 성장이 정체되어있다. 더 이상 70년대식 방식으로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 못한다는 것을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통해 증명된 셈이다. 이제는 양극화로 치닫는 대한민국의 경제적 체질을 바꿔 대한민국 구성원 하나하나가 튼튼한 경제적 주체가 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해야한다.지난 19대 국회는 여당 독단적 운영과 협치를 요구하는 야당의 갈등이 국민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했지만 이번 20대 국회는 3개 정당이 민생 정책을 놓고 경쟁과 협치를 하지 않으면 단 한걸음도 나아갈 수 없는 구조가 되었다.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내에는 영남 출신 국회의원이 어느 때보다 국회에 많이 진출하였다. 그동안 침체된 경북 경제를 풀어나갈 희망의 싹이 튼 셈이다. 이번 20대 국회는 협치를 통한 일하는 국회, 경제민주화가 실현되는 국회, 경북의 경제난맥에 숨통이 트이는 국회가 될 것이라 기대해본다.오중기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