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이 경북도민체전에서 8연패를 차지했다. 8년 연속으로 종합우승했다는 의미다. 먼저 지면으로나마 우승한 포항시에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체전에 참여한 지자체 선수와 관계자, 행사진행관계자에게도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아마도 성적 때문에 잠못 든 관계자도 있었을 것이다. 이제는 끝났으니 훨훨 털고 내년을 기약하기 바란다.8연패 위업 포항시민 반응은 포항시의 이 같은 연속 우승을 포항시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경북에서 매년 개최되는 광역단체급 스포츠 행사인데도 생각처럼 포항시민의 관심은 높지 않아 보인다. 체전이 열리는 것조차 모르는 시민들도 많은 것 같아 하는 얘기다. 뭐 딱히 여론조사를 해보지 않았지만 그런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래도 경북체전을 알고 있는 포항시민들은 환영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우승해서 나쁠 것이 있냐는 것이다. 오히려 경북 제1의 도시가 우승 못하는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정도다.스포츠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흘린 땀만큼 결과는 나온다. 스포츠인들은 그렇게 배우고 훈련한다. 변수가 많은 생활체육대회와는 달리 엘리트 체육인들이 참여하는 체전은 더더욱 그렇다. 선수들이 평소에 콩죽 같은 땀을 흘리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러나 때론 스포츠는 오해를 낳는다. 승부에 너무 집착하기 때문이다. 물론 심판의 오심 때문에 경기를 망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너무 승리에 매몰돼 규정을 위반하면서 부정은 발생한다.이번 대회에도 예외는 아닌 듯싶다. 곳곳에서 부정시비가 빚어졌다. 승리라는 단어에 집착하고 함몰되면 나머지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우승을 위해서라면 부정선수를 등록하기도 하고 심지어 심판을 매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어떤 종목은 지자체 체육인들 간에 서로 담합 의혹도 제기된다. 매년 벌어지는 일인데도 이 같은 부정시비는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엘리트체육인 육성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대회가 도민체전이라는데 안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도민체전이 있어 그나마 대한민국의 엘리트체육이 유지된다는 지적에 대해 비전문가 입장에서 달리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일부 구기 종목의 경우 현역 선수가 없어 과거 선수출신들을 모아 선수단을 구성하거나 동호인 수준의 선수가 대회에 참여하기도 한다. 과연 저들이 나선 대회가 엘리트체육대회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는 것 역시 현실이다. 종합우승 없애는 방안 검토돼야이제 눈을 한번 돌려보자. 체전기간 어김없이 문제가 되는 부정선수 등의 시비를 다소 줄이려면 평소 스포츠를 즐기는 동호인을 중심으로 그동안 쌓아온 기량을 겨루면 그만이다. 물론 생활체육인 그들만의 리그도 도민체전이 끝나면 별도로 열린다. 사실 생활체육인체전은 엘리트체전에 비해 더더욱 시민들의 관심밖에 있다. 왜 이런 대회를 해야 하는지 참여하는 체육인들조차 고개를 흔들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엘리트체전과 생활체육인체전의 별도 개최를 두고 이해하기 힘들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특히나 올해 들어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이 통합돼 운영되면서 이 같은 지적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종합우승을 없애는 방안도 차제에 검토돼야 한다. 단일종목은 어차피 승부를 겨룰 수밖에 없다. 우승자는 반드시 나오게 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이상 종합우승 등에 집착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부문별 우승자만 가리면 된다. 종합 우승을 위해 부정시비까지 펼치는 것은 경북도민체전의 순기능이 결코 아니다. 폐회식은 최고선수상이나 가슴 뭉클한 사연이 있는 의미 있는 상을 수여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으면 어떨까 싶다. 지자체가 서로모여 진정으로 화합하는 장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시민의 무관심 속에 체육인 그들만의 잔치로 치러지는 도민체전 이제부터 달라져야 한다. 이제 근본적인 틀을 바꿀 때가 됐다. 엘리트 육성과 생활체육이 함께 어우러지는 그런 화합의 체전은 기획할 수 없을까. 함께하는 것이 어렵다면 경북도민체전은 생활체육인이 참여하는 도민 한마당 잔치가 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종합우승 없이 그동안 쌓아온 동호인들의 실력을 겨루고 도민이 화합하는 그런 경북도민체전, 필자의 지나친 상상력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