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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호 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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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어려운 일이 참 많지만 많은 사람들이 실패를 거듭하는 것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금연이다. 그만큼 의지만으로는 어려운 것이 금연인데 이를 반증하듯 매년 연초에 수 많은 흡연가들이 금연을 다짐하지만 금연으로 흡연율이 감소하는 것은 매년 연초효과에 그쳐왔다. 특히, 지난해는 담배값이 대폭 인상되어 실질적인 금연감소로 이어지리라 기대가 컸지만, 최근 조사한 흡연자 비율이 인상 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한다.
한 때는 정을 나누는 매개체, 멋과 문화의 대명사이자 낭만과 고뇌의 상징이었던 담배, 고달픈 인생살이에 한 모금 연기를 불어내다 보면 때론 위로하며 어깨를 두드리는 친구 같은 존재 같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담배는 높은 중독성으로 인해 대부분의 흡연자들이 습관적으로 피우게 되고, 청소년 흡연과 간접흡연 등 사회적인 문제와 더불어 잠재된 해악이 점차 드러나 지금은 공공의 적이 되어버렸다. 담배에는 4,800여종의 화학물질과 발암 및 발암 의심물질 69종이 함유되어 있으며, 흡연으로 인해 매년 전 세계적으로 600만 명이 사망(우리나라는 58,000명)하고 있어 세계보건기구(WHO)는 흡연을 세계 공중보건 문제 1위로 꼽고 있다.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흡연자는 암발병률이 2.9~6.5배가 높고, 흡연으로 인해 매년 1조 7천억 원의 추가적인 진료비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이 통계적으로 밝혀져 국민건강보험 재정 악화와 국민건강보험료 인상의 직접적인 요인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4. 4월 공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담배회사를 상대로 진료비를 환수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담배회사와 공방전을 치르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이렇게 해로운 담배를 보다 쉽게 끊을 수 있도록 지난해 2.25일부터 금연치료를 건강보험에서 지원하고 있다. 이제 일반 병의원에서 받는 금연치료에도 건강보험이 지원돼 저렴한 비용으로 진료·상담 및 처방을 받을 수 있게 됐는데 금연을 희망할 경우 금연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병의원에 내원하면 8~12주 동안 6회 이내 금연치료 상담료와 의약품 구입비용의 80%를 지원받게 된다(의료급여, 저소득층은 전액 지원). 그리고, 금연보조제 또한 별도로 정한 상한액 이내에서 지원한다. 의료기관에서는 의사, 의사, 치과의사로부터 니코틴중독 평가, 흡연욕구 관리 등 금연을 유지하기 위한 상담을 받게된다. 12주 기준으로 건강보험 지원이 없다면 18만원에서 45만원까지 비용이 들지만 프로그램을 최종 이수하면 본인이 부담하는 비용은 없다.
미국 보건복지부에서 2008년에 발표한 ‘담배사용과 의존을 치료하기 위한 임상진료지침’에 따르면, 자신의 의지만으로 6개월 이상 금연에 성공할 확률은 4%밖에 되지 않는데 금연치료를 받으면 최대 26%, 즉 여섯배 이상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즉, 약물처방 등 적극적인 치료를 통하면 그만큼 성공확률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그동안 새해만 되면 연례행사로 하던 금연이자 너무나도 많은 실패의 쓴잔을 안겨준 담배다. 어떤 일이든 의지가 중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신체적인 중독성이 있는 금연은 '해 내겠다'는 의지만 믿다가는 낭패를 보기가 쉽다. 의지만으로 힘든 금연, 치료받으면 쉬워지는 만큼 많은 애연가들이 금연치료에 참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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