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진주남강유등축제 ‘할머니 사진’이 언론과 SNS에 올라오면서 전국적 관심을 모았다.‘할머니 사진’은 유등축제 가림막 앞에서 한 할머니가 다른 할머니의 등을 밟고 올라가 가림막 너머 축제장을 구경하는 모습을 찍은 것이다.논란이 된 것은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전면 유료화를 도입하면서 도입 시기와 방법을 두고는 진주시나 의회, 축제 관계자들 사이에 갈등을 빚었으며, ‘할머니 사진’이 그 갈등에 불을 붙였기 때문이다.이처럼 진주시가 유료화를 두고 갈등을 빚은 것은 정부가 낭비성 축제를 손질하고 예산도 연동시키기로 함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오래전부터 막대한 부채를 안고 강행하고 있는 일부 지자체의 축제에 대해 통폐합을 유도하거나 경쟁력이 없는 축제는 지원을 끊고 있다. 그 동안 지자체의 많은 축제와 행사는 유사·중복, 투자 효율성 저하 등 예산 낭비 부분에서 많은 지적을 받아왔다. 2010년 감사원 보고서 ‘지자체 축제·행사 예산집행 실태’에 따르면 민선 이후 지역 축제의 수는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최근 3년간(2007-2009) 지역 축제는 △2007년 9천549개 △2008년 1만1천436개 △2009년 1만1천673개이며, 예산은 2007년 5천461억 원에서 2009년 1조 35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중 1억 원 미만 축제와 행사가 88.5%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도 이러한 문제 인식을 토대로 단순 이벤트 행사를 지양하고 관광객 참여와 체험 프로그램 확대, 입장료 징수 등 지역 특색과 전통성을 살린 내실 있는 축제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일 정식서비스에 들어간 행정자치부의 지방재정통합공개 시스템 ‘지방제정 365’에 따르면 대형행사·축제(광역 5억원 이상, 기초 3억원 이상)가 전국적으로는 361건이 열렸으며, 경북이 52건으로 가장 많은 행사를 했다.경북도내 23개 지자체의 52개 대형행사·축제 가운데 수익을 내는 곳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나마 영주시의 ‘실경뮤지컬 정도전’만이 겨우 본전을 했으며, 나머지 51개 행사와 축제는 고스란히 적자를 떠안았다.특히 22건의 행사와 축제는 수입이 한 푼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모두 310억여 원의 비용을 들였으나, 수입은 고작 63억여 원에 불과했다.한마디로 투자 효율성 저하 등 예산 낭비의 전형적 예시다. 물론 행사와 축제를 치르는 지자체마다 할 말은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행사와 축제는 수익보다는 지역 홍보에 더 중점을 두었다고. 또 행사와 축제를 통해 직접적인 이익은 없지만 간접적 이익, 경제적 파급 효과 등을 생각해야 한다고.그러나 언제까지 지역을 알리기 위한 홍보행사와 축제로 매년 막대한 금액의 세금을 낭비해야 할 것인가? 현재 지자체 예산에만 의존하는 지역 행사와 축제는 한계가 있다. 지속가능한 지역 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행사와 축제의 궁극적인 목적은 지역경제 활성화이다. 중장기적으로 행사와 축제의 흥행을 산업화로 발전시켜 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행사와 축제의 투자대비 효과를 더 분명히 하고 높여 나가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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