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광야 생의 길에폭염(暴炎)으로 찌든이름 없는 들풀처럼-부질없는 상념의 늪 속에서소중한 나의 언어를정녕 찾지 못할진 댄,차라리 나 홀로 황량한 사막 저편소금기둥이 되리라.열사(熱沙)의 침묵 속천 년의 비바람억겁(億劫)의 광음(光陰)을잃어버린 나의 언어를 향해 말없이 바라보는고독한 몸짓이 되련다.[자작시 해설]폭염(暴炎): 찌는 듯이 무더움열사(熱沙): 뜨거운 사막의 모래억겁(億劫): 억만년의 끝없는 세월을 말하는 것으로 불교용어이다.광음(光陰): 끝없는 영원의 세월소금기둥(3:3): 이스라엘 땅 사해변에 롯의 아내가[소돔]땅에 하늘의 큰 재앙(유황불)이 내려 황급히 피신하면서, 소돔에 남겨둔 많은 재산과 삶의 터전에 대한 (아까운)마음의 미련이 남아 뒤를 되돌아볼 때에 "소금기둥"으로 변한 것을 이 시의 소재로 삼았다.미련을 끊지 못하여 "고독한 몸짓"이된 이 "소금기둥"은 정녕 무엇을 잃어버렸기에 이토록 "고독"한 것일까?현대인은 저마다 "나만의 잃어버린 언어"(아마도 사랑언어이리라)가 있기에자아상실의 세대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