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쟈, 아련히 저 먼 곳-염소 떼 한가로이 풀을 뜯고양털구름 재너머무소유(無所有)의 땅 끝에서말 없는 몸짓으로날 오라 하네.그 곳에선아침 햇살 찬 이슬에움직이는 모든 걸다 사랑해야지.소낙비엔 흠-뻑하늘에 입맞춤하고,뽀송뽀송 눈꽃송이내 님 고운 눈썹을 그리련다.[자작시 해설]아침 햇살 찬 이슬에 움직이는 모든 걸 사랑해야지(2:3~4)윤동주 서시에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라고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정녕 누군가를 (혹은 무엇을) 사랑한다면-"아침 햇살"과 같이 우리 가슴 속 밝은 소망으로 넘쳐날 것이며,정녕 누군가를 (혹은 무엇을) 사랑한다면-"죽은 것"이 아닌 생생히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에 대한 가슴 뜨거운 열정이 아니겠는가.1998년 3월 어느 따사로운 봄 적막한 밤을 지새우며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