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말했을까요? 살아 있는 것처럼 완벽한 것이 없다는 것을 우리가 하나의 생명일 때 기쁘고 기쁨은 곧 마음의 길을 열어 숨은 얘기 속삭인다는 것을 여린 잎 속의 푸른 벌레와 생각난 듯이 날리는 눈발과 훌쩍거리며 내리는 비가 얼마나 기막힌 눈(目)이라는 것을 그토록 작은 것들이 세상을 읽었다는 것을 누가 말했을까요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자연스런 것이 없다는 것을 우리가 하나의 자연일 때 편하고 편함은 곧 마음의 길을 열어 숨은 얘기 속삭인다는 것을 뒤꼍의 대나무 숲 바람소리와 소리 없이 피는 꽃잎과 추위에 잠깬 부엉이 소리가 얼마나 기막힌 소리인가를 그토록 작은 것들이 세상을 들었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가 보았다는 것을 하늘이 텅 비어 있었다는 것을 ◆시 읽기◆ 모든 생명체는 살아 있을 때만이 감각기관(感覺器官)의 작용이 가능하다. 모든 감관(感官)이 살아있을 때만이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고,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기쁘고, 슬프고, 노엽고, 아름답고, 그립고, 두렵고, 사랑하고 미워하는 모든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모든 감관(感官)이 살아있어 감사하다. 여린 잎 속의 푸른 벌레와 생각난 듯이 날리는 눈발과, 훌쩍거리며 내리는 비와 뒤꼍의 대나무 숲 바람소리와, 소리 없이 피고 지는 꽃잎과, 추위에 잠깬 부엉이 소리와 그리고 텅 비어있는 하늘......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우리의 세상과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숨은 얘기들의 속삭임까지 읽을 수 있다는 것, 자신의 존재가치를 알아가는 마음이 있다는 것. 살아 있는 것처럼 완벽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아는 것, 이 모든 감관(感官)이 살아있다는 것은 얼마나 경이롭고 얼마나 기막힌 축복인가. 사는 동안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인간존재의 존엄성과 참된 삶의 의미를 찾는 일, 욕망을 채우는 삶이 아니라 생의 의미를 채우는 가치 있는 삶을 사는 일이 아닐까. 죽음 앞에서 멋진 인생을 살았노라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인생을 위해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 / 150자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비밀번호를 8자 이상 20자 이하로 입력하시고, 영문 문자와 숫자를 포함해야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