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에서 가장 탐욕스런 투자은행의 하나로 자주 비판대에 오르는 골드만삭스가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영국 런던에서 근무하는 한 고위급 임원이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기명 기고문에서 고객의 이익보다 이윤을 지나치게 앞세우는 조직문화를 통렬하게 비난하고 나선데 따른 것이다.
주식 파생상품 사업부의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지역 책임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렉 스미스 전무는 골드만삭스의 조직문화가 너무 "독성이 강하고 파괴적(toxic and destructive)"이라며 12년간 몸담았던 회사를 이날 그만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골드만삭스 경영진이 고객을 속이는 행위에 대해 공공연하게 얘기하고 있으며, 회사 내부에서는 고객을 아예 `봉(muppet)`으로 지칭하기도 한다고 폭로했다.
그동안 경영진이 스스럼없이 고객을 기만하는 것에 대해 말할 때마다 너무나 속이 상했다는 `고해성사`도 했다.
스미스는 이같은 부도덕한 문화를 만든 장본인으로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와 게리 콘 사장을 지목했다.
그는 "골드만삭스의 역사에서 두 사람은 조직문화를 왜곡시킨 주역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도덕성의 추락이 회사의 장기적 생존에 가장 위협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썼다.
최근들어 이런저런 이유로 두들겨 맞는데는 이골이 난 골드만삭스는 가만히 앉아서 당하지는 않는다는 회사측의 관행대로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이 회사 대변인은 스미스 전무가 이날 아침 사표를 냈다고 확인하고 "그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의 주장은 골드만삭스의 경영 방침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고객이 성공해야만 회사도 성공할 수 있다는게 우리의 입장"이라며 "골드만삭스는 이같은 근원적인 진실을 기반으로 운영된다"고 강조했다.
블랭크페인을 비롯한 경영자들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우리의 가치와 문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한 개인의 주장을 읽고 실망했다"며 "그의 주장은 대부분의 직원들이 회사에 대해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은 회사측의 대응이 평소처럼 빠르기는 했지만, 스미스의 글은 이미 트위터 등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된 이후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골드만삭스가 최근 몇년간 세계에서 가장 말이 많은 투자은행이 됐으며, 스미스의 노골적인 비난도 사실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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