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호주 아시안컵을 앞두고 펼쳐진 마지막 평가전이었던 4일 사우디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결과 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으나 내용까지 후한 점수를 주기는 힘들었다. 기성용과 이청용이라는 핵심 플레이어가 빠진 스쿼드라는 것을 감안해야했으나 좀처럼 원하는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
특히 전반은 심했다. 손흥민 혼자의 팀에 가까웠다. 다행히 후반 들어 양상이 달라졌는데, 손흥민과 남태희의 공이 컸다.
이날 가장 돋보였던 인물은 단연 손흥민이다.
크로스바를 때렸던 전반의 그림 같은 하프발리 슈팅부터 과감하고 적극적인 드리블 돌파 그리고 스피드의 완급을 조절해 상대를 따돌리던 개인기 등 두려움 없이 상대 수비와 맞붙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강조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플레이였다. 기회가 생기면 지체 없이 슈팅으로 연결했다.
북치고 장구도 치던 손흥민은 결국 후반 22분 상대 자책골을 유도해내는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첫 골과 함께 부담을 던 대표팀은 이후 보다 자연스럽게 경기를 풀 수 있었다. 이때 일조한 선수가 남태희다.
구자철을 대신해 공격형 MF로 출전한 남태희는 어느 정도 몸이 풀린 뒤에는 `중동 메시`라는 애칭에 걸맞은 화려한 플레이를 자랑했다.
후반 43분, 손흥민이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다 패스하자 순간 동작으로 상대의 파울을 유도해 프리킥을 얻어내던 장면은 남태희 속에 있는 당당한 끼를 느끼게 했다. 백미는 추가골을 만들어내던 장면이다.
남태희는 종료 직전, 왼쪽 측면을 과감하게 파고들다 반대편 김창수에게 패스했고 이것이 결국 이정협에게 연결돼 팀의 두 번째 골이 만들어졌다. 수비수 3명 사이를 거침없이 돌파하던 남태희의 공이 컸다.
상대 한 명이 가로막아도 측면으로 슬금슬금 빠지거나 다른 선수 찾기에 바쁜 과거의 악습들과 견주면 속이 후련할 정도의 드리블이었다. 그 공격적인 선택이 결국 추가골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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