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경대학교 연극영화과 김삼일 석좌교수가 ‘포항연극 100년사’ 발간했다.
2014년은 포항연극의 태동 100주년이 되는 해로, 이 책은 지금까지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던 많은 비화들을 저자의 생생한 스토리로 풀어내고 있다.
저자인 김삼일 교수는 1983년 포항시립극단 연출가를 역임했으며 포항지역의 원로 연출가이자 연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1985년 제3회 전국연극제 연출상 대통령상을 비롯해 2004년 제14회 이해랑 연극상, 2005년 제1회 홍해성연극상, 2012년 제2회 애린문화상을 수상했다.
‘포항연극 100년사’에 수록된 내용은 지난 1914년 흥해군, 연일군, 청하군, 장기군 등 4개 군이 통합돼 영일군으로 발족되면서 축하 향제와 각 마을 동제를 통해 연극놀이와 별신굿을 함으로써 포항 연극의 태동을 소개한다.
춘추향제를 통해 제의의식에 따라 제사를 지낸 후 농악놀이와 풍어제, 탈춤 촌극 등을 통해 풍어와 풍년을 기원한 내용을 실었다.
특히 3ㆍ1 운동 직후인 1922년 여름, 방학을 맞아 영일 유학생회에서 허방회장 등 유학생들이 순회극단을 조직해 포항시 동빈동 성재수 집 마당에 가설무대를 설치하고 5막극 유랑의 길을 공연했던 내용을 담았다.
당시 주인공 청년장교 역을 맡은 허성도가 흥분해 열변을 토하면서 민족의식을 강조하자, 임석 일본형사가 허방회장과 배우들을 체포해 포항경찰서에 19일간 구속 시킨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어 1923년 영일좌에서 열린 조선 여자 교육 협회의 순회공연과 1922년부터 1929년까지 포항 기독 청년회의 연극 운동, 1925년 3월 8일 오후 7시 여남청년회의 연극공연에서는 마을주민들의 연극공연후원금을 받기도 했다.
명단을 보면 김재현 20원, 박문종 50원, 강기수 6원, 양도현 5원, 김일중 4원, 박주서, 박재식, 김명순 각 3원, 이백수, 계영상, 김복용 2원 등 30여명이 연극 공연 후원금을 낸 사실이 90년만에 밝혀졌다.
지난 1925년 7월 동촌청년회에서는 동경유학생인 김정진군이 여름방학 때 고향으로 돌아온 것을 계기로 부녀자 120명을 모집해 서신문, 산술 과목을 공부시키며 순회극단을 조직해 영일군 각 읍면 지역을 돌면서 계몽연극을 공연해 갈채를 받았다.
또한 1933년에는 일본 관서미술학교 출신인 재생 이명석 선생이 귀국해 본격적으로 포항에서 연극, 음악 등 문화 예술 운동을 전개하며 이같은 운동이 1970년대까지 계속됐다.
6ㆍ25 전쟁 때는 유명 작곡가 박태준이 1950년부터 1953년까지 머물면서 포항음악 발전에 이바지했다.
이때 연극인 신상률이 참가해 합창과 연극을 통한, 문화예술운동을 전개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초대 민선 시장이었던 약운 박일천은 1965년 일월향지를 집필하면서 일제 강점기 연극 운동을 기록했으며, 1960년대의 포항연극공연과 연극인,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시대상황 속에서 연극공연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상세하게 조명하고 있다.
저자인 대경대 김삼일 석좌교수는 “이번 ‘포항연극 100년사’는 지난 2007년에 발간한 ‘경북연극사’에 이어 나온 것이다”며 “지금까지 서울 편중 연극사로 되어있는 한국연극사의 지역부문을 보완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5년에 발간될 영남연극사의 기초자료가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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