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100억배 밝기…1천조 분의 1초 관측 美·日 이어 세계 3번째 내년 말 포항서 완공 원천기술 확보ㆍ신약 개발…韓 최초 노벨상 도전 조무현 포항가속기연구소장 인터뷰 최근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한 우수한 논문들이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서 발표되면서 방사광가속기가 과학자를 배출하는 데 크게 이바지 하고 있다. 특히 ‘3세대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한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전 세계적으로 6명이 나왔다. 현재 국내에서도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한 논문발표가 차츰 증가하면서 학계에서는 벌써부터 내심 노벨상 수상자를 기대하는 눈치이다. 지난 11일 방사광가속기가 국내외 과학계에서 폭넓은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국내 방사광가속기 분야의 선두주자인 조무현 포항방사광가속기연구소장의 인터뷰를 통해 이에 대한 지식과 필요성에 대해 배우는 자리를 가졌다. 조 소장은 오는 13일 오전 본지가 주최하는 ‘창조경제조찬포럼’ 10주차 강사로 참석할 예정에 있다. 이날 조 소장은 ‘4세대 방사광가속기에 대한 이해’라는 주제로 강의를 펼칠 계획이다. 강의에 앞서 마련된 이번 인터뷰에서 조 소장은 “방사광가속기 특히 3세대방사광가속기를 뛰어 넘어 4세대방사광가속기를 내년에는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 과학계의 획기적인 도약의 발판이 됨과 동시에 앞으로 무수히 많은 노벨상 수상자들이 이곳을 통해 배출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먼저 포항가속기연구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포항가속기연구소는 1988년 포항방사광가속기(3세대 방사광가속기)건설과 함께 세워졌습니다. 포항방사광가속기는 한국과학의 초석을 위해 단군 이래 최초이며 국내 최대 규모의 실험장치 시설로 1994년 12월 건설을 완료해 마련 됐습니다. 매년 3500여 명의 과학자들이 포항가속기연구소를 방문해 포항방사광가속기에서 만들어내는 방사광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가속기 연구소를 이용해 연구한 결과들은 네이쳐, 사이언스, 셀에 기재되는 등 3천여 편이 넘는 우수한 논문과 인재들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하신 방사광 그리고 방사광가속기란 뭔가요? ▲ 방사광가속기란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전자가 강력한 자기장을 지나면서 휘어질 때 방출되는 빛입니다. 즉 방사광을 과학기술연구에 활용하는 장치입니다. 이 방사광은 일반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X선 등의 장치보다 수 만 배에서 수 억 배에 이르는 강력한 빛으로 현미경과 같이 미지의 나노 세계를 밝히는 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두께가 수백 나노미터밖에 되지 않는 유기 반도체 물질의 분자 구조를 알아내려면 방사광에서 나오는 강력한 X선이 필요합니다. 유기 반도체에 X선을 비추고 이로부터 얻어지는 회절 무늬를 분석하면 전기적 특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분자구조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원리가 바로 방사광가속기입니다. -현재 건립 중인 4세대 방사광가속기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포항가속기연구소는 현재 2011년부터 국비지원을 받아 3세대보다 100억 배 밝고 강력한 빛을 만들어내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포항방사광가속기는 둘레 280m의 원형가속기이지만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길이가 1.1km에 달하는 직선 형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그 나라의 과학기술 수준의 척도를 가리키므로 현재 미국과 일본이 앞서 건설을 완료해 운영하고 있고 독일과 영국, 중국, 스웨덴에서도 4세대 가속기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앞으로는 전 세계가 4세대 방사광가속기 연구가 대세가 되고 있습니다. -현재 건설 중인 3세대 방사광가속기와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차이점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 3세대 가속기는 태양보다 1억 배 가량 더 밝은 빛이 나고 4세대 가속기는 3세대보다 100억 배 밝은 빛을 냅니다. 빛의 밝기가 밝을수록 물질의 내부를 관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또 4세대 가속기는 ‘결맞음’이라는 특성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찰나의 순간’ 즉, 펨토초(1천조분의 1초 단위, fs)의 까지 포착할 수 있게 되어 눈으로 파악할 수 있는 광합성과 같은 자연현상들도 관찰 할 수 있습니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엄청나게 강력한 빛을 만들어 낸다고 하는데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무엇을 할 수 있나요 ▲ 선진국은 이미 4세대 가속기를 건설해 신약개발과 암 치료법 개발에 나섰습니다. 4세대 가속기는 단백질 구조 연구를 통한 신약개발, 고해상도 종양 촬영을 통한 암 치료 메커니즘 개발 등 과학계에서는 생명연장을 위한 획기적 장치이기 때문에 산업적 파급효과가 커 국가 간 기술공유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분야입니다. 그리고 식물이 광합성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처럼 광합성 현상을 규명해 태양연료 생산이 가능한 모사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또 우리 주위에 흔한 물(H2O)로도 두 개의 수소(H)와 하나의 산소(O)로 이뤄져 있다는 것만 알 뿐, 어떻게 결합하고 분리되는 현상 포착은 아직도 규명돼 있지 않습니다. 지구 면적의 70%를 차지하는 물에서 수소를 분리할 수만 있다면 석유의 대체연료로 오염된 부산물이 없이 인류가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는 무한 청정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마지막 한 말씀 ▲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인류 생명현상의 비밀을 푸는 기초연구시설이기도 하지만 신물질과 신소재 분석을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신 재생 에너지산업과 의료산업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3세대 방사광가속기와 불과 100m가량 떨어진 곳에 만들어 지고 있지만, 성능과 역할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4세대 가속기는 3세대 가속기를 단순히 한 단계 뛰어넘어 성능 개선한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가속기여서 4세대라는 말이 적절치 않으며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획기적인 도약의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재 전 세계 30여 기의 3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그동안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6명을 배출해 우리나라도 4세대 가속기 건설이 완료되면 인류 역사를 바꿀 만한 획기적인 연구를 통해 아직 나오지 못한 한국 최초의 노벨상을 꿈꿔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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