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최고 의료경영자가 비리에 눈독을 가진다면 그 병원의 의료경영에서 사람들의 건강을 제대로 지킬 수가 없는 쪽으로 가게 된다. 이때부터 그 병원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만다. 이러한 쪽이라면 그 병원을 두고서는 병원이라기보다는 개인적인 이익에 더욱 힘을 쏟아 치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만다. 이때는 당연히 관계당국이 나서 비리를 조사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본지의 보도에 따르면 포항의 어느 병원이 이렇게 하고 있다는 것으로 밝혀졌다.
병원 노동조합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병원의 신축건물과 관련, 신축계획에 따라 부지를 매입하기 1개월 전에 D회사가 문제가 되는 부지를 어떻게 알고 매입을 했는가를 물었다. 묻는 이유를 보면 D회사의 소유주는 이사장의 지인이다. 그 사무실은 이사장의 모친이 사내이사로 있는 K회사라는 법인의 건물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 노조는 또 병원에서 노동조합에 서면으로 해명한 것에 따르면, 병원과 전혀 무관한 땅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사장과 관련이 된 땅으로 밝혀졌다. 현재 병원 신축건물이 문제의 땅에 걸쳐져 건축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주장을 여기까지만 들어도 이 병원의 경영을 가족끼리 사이좋게 땅과 관련된 돈을 가운데에 두고 병원신축을 하고 있다고 해도 좋을 정도가 아닌가.
또한 병원과 D회사가 맺은 2년의 임대차 계약이 끝나게 되면 차후 어떤 식으로 계약할 것인가를 물었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노조의 의문성 주장에 정당성이 있다고 봐야할 대목이 없지가 않다. 노동조합은 이사장이 재산 30억 원 출연을 약속해 이사장이 됐다. 하지만 재산 30억 원 출연은커녕 지금까지 이사들처럼 병원에 돈을 빌려주고 그 이자까지 챙겨간다는 정황을 노동조합이 파악했다고 전제했다. 뿐만 아니라 병원전체의 자금을 관리하는 경리팀장 직책에 자신의 일가친척을 임명했다. 이렇다면 의료 경영이 아니다. 가족끼리 모여 병원을 경영했다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이사장의 직속결제를 받도록 해 병원 자금 유통을 불투명하게 운영했다. 더구나 재단 이사장이라는 직책은 원래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 직책이다. 그럼에도 이사장은 합당한 이유 없이 매달 급여를 지급받았으나 그 급여액이 얼마인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는 등의 의혹을 주장했다.
노조의 주장이 진실이라면 병원모리배라고 할 만한 정도가 아닌가를 묻는다. 병원의 이사장정도쯤이면 존경의 대상이다. 존경을 못 받을 정도라도 노조로부터 위 같은 의혹을 받지 않아야 한다. 하여튼 이사장이 투명 경영을 하지 않은 것만은 틀림이 없다고 하겠다. 지금까지 불투명 경영은 바로 사람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이다. 이럴수록 병원의 경영은 한 점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
위 같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이사장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병원 신축과 관련해 병원 주변 땅 일부를 친척이 운영하는 부동산 업체가 매입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당시 병원이 신축건물 주변 땅을 매입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앞으로 병원에서 이 땅을 자유롭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지인이 매입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친인척 경리팀장 채용문제는 당시 적격자가 없었다. 충분히 능력이 있고, 결격사유가 없어 채용했다. 30억 원 병원 출연문제는 병원사정이 어려워 2010년 이사장 선임 당시 개인 돈 30억 원을 병원에 빌려준 것이다. 그동안 받은 이자로 과다한 액수가 아니다. 이후에도 병원에 10억 원의 개인 돈을 추가로 빌려주었으나, 이자는 받지 않았다”고 노조 측 주장에 반박했다. 이사장의 해명을 들으면 이사장이라는 고위직책을 이용하여 돈놀이를 했다는 인상이 짙다. 또 경리팀장 채용해명에서도 의혹을 제기할 만한 공백도 없지가 않다.
노조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니 수사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병원의 최고 경영자가 검찰로 간다는 것 자체가 포항시민들의 건강지킴에 불신을 초래했다. 건강 불신을 말끔히 씻어내야 한다. 더하여 이 병원의 경영 인력을 다시 짜야 한다. 건강 불신에 수사결과가 나오기 전에 고쳐야 한다. 이를 전적으로 노조의 주장에 맡길 일도 아니다. 포항시민들의 건강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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