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프로야구에 등장한 외국인 타자 9명이 시범경기를 통해 팬들에게 실력을 드러냈다.
시범경기 성적으로 외국인 타자들을 평가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시범경기를 통해 한국 야구에 순조롭게 적응해가는 선수도,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이는 선수도 볼 수 있었다.
9명의 외국인 타자 중 시범경기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친 선수는 한화의 피에다.
피에는 시범경기 10경기에 출전해 타율 0.419, 홈런 4개를 비롯한 13안타, 8타점을 기록했다. 거포로 분류되지는 않았지만 피에는 시범경기서 4개의 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시범경기 피에의 장타율은 0.871로 외국인 타자 중 가장 높았다.
피에는 지난 1999년 한화에 입단해 7년간 통산 타율 0.313, 167홈런, 591타점 108도루를 기록했던 제이 데이비스와 비교된다.
`공수주`를 갖춘 피에가 정규시즌에서도 시범경기와 같은 활약을 펼친다면 한화는 피에-김태균-최진행으로 이어지는 막강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NC 테임즈와 삼성 나바로의 활약도 뛰어났다. 테임즈는 10경기에서 타율 0.367, 1홈런 5타점 4볼넷을 기록했다. 장타율도 0.600이었고 출루율도 0.425로 높았다.
나바로는 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6 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볼넷을 얻어내지 못한 부분은 아쉽지만 20타석에서 단 한 차례도 삼진을 당하지 않은 것은 긍정적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135홈런을 쏘아올린 SK의 스캇도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스캇은 11경기에서 타율 0.267, 2홈런 8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시범경기 마지막 경기가 열렸던 23일에는 최고의 외국인 투수 중 한 명으로 평가 받는 두산 니퍼트로부터 홈런을 뽑아내기도 했다.
스캇은 시범경기에서 총 9개(시범경기 공동 2위)의 볼넷을 얻어내며 한화 최진행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투수들이 스캇을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LG 벨, 넥센 로티노, KIA 필은 아직 국내무대 적응에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벨은 9경기에 출전해 타율 0.160에 그쳤다. 1개의 홈런을 때려내기는 했지만 삼진도 6번이나 당했다.
로티노도 7경기에서 타율 0.167로 부진했다. 로티노는 홈런을 터트리지도 볼넷을 얻어내지도 못했다.
필은 외국인 타자 중 가장 많은 33타수를 섰다. 하지만 타율은 0.121로 9명의 선수 중 가장 낮았다. 3안타를 때린 넥센전(12일)을 제외하면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두산 칸투와 롯데 히메네스는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04개의 홈런을 기록한 칸투는 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0을 기록했다. 하지만 어깨 부상으로 지난 15일 KIA전을 마지막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상황이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히메네스는 외국인 타자 중 가장 적게 출전했다. 그는 단 3경기에 나와 1안타를 치며 타율 0.125를 기록했다.
하지만 히메네스는 1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며 확실한 파워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외국인 타자들은 이번 시즌 각 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그들의 활약이 팀 성적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외국인 타자들이 이번 시즌 어떤 활약을 펼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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