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영화를 보니 다시 중·고등학교 때로 돌아가서 (학교에서 은근히 따돌림을 당해 속으로 앓는) 천지처럼 보이는 친구들에게 한번 말을 걸고 싶어졌어요."
배우 고아성이 25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열린 출연작 `우아한 거짓말` 언론시사회와 기자간담회에서 위와 같은 감상을 남겼다. 이날 행사에는 고아성을 비롯해 이한 감독, 배우 김희애, 김유정, 김향기 등이 참석했다.
`우아한 거짓말`은 고아성의 말에서 알 수 있듯 꽁꽁 뭉친 털실과 같이 여중생 사이의 복잡한 관계 속 보이지 않는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영화다. 엄마 현숙(김희애 분)과 언니 만지(고아성 분)는 아무 말 없이 세상을 떠난 14살 소녀 천지(김향기 분)의 진실을 아련하지만 씩씩하게 더듬는다. 그 곁에서 천지와 가까웠지만 너무나 멀었던 친구 화연(김유정 분)을 포함한 주변 사람까지 포착된다.
김희애는 `우아한 거짓말`에서 막내딸 천지를 떠나보내고 마트 두부 판매원으로 꿋꿋하게 생계를 꾸려나가는 엄마 현숙 역을 맡았다. 무려 21년 만의 영화 출연이다.
김희애는 "(소재가 영화에서) 한번쯤은 꼭 다뤄져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 동참했다"며 "자식을 키우면서 피해자인 경우도 있고 반대인 경우도 한번쯤은 생긴다. 비단 아이들의 문제 만은 아닌 것 같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고아성은 남은 물론 가족 일에 무관심하지만 동생 천지의 죽음 뒤에 동생의 비밀을 찾아가며 조금씩 성장하게 되는 여고생 언니 만지로 나온다.
고아성은 "김려령 작가님께서 만지는 눈물이 끝까지 차 있는 애라고 말씀하셨다. 만지가 단단해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 데 익숙한 친구는 아닌 것 같았다"고 맡은 배역을 해석했다.
아역배우 김향기는 엄마 현숙이나 언니 만지에게 언제나 착하고 살갑지만 학교에서 겪은 따돌림으로 우울해하다 스스로 하늘로 떠나는 천지 역으로 분했다.
김향기는 "이번 작품을 촬영하며 주변에서 `힘들지 않았냐. 어두워지지 않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면서 "천지가 어두운 캐릭터도 아니고 어두워지진 않았다. 천지 생각을 하면 안타깝기도 해서 조금 힘들긴 했지만 촬영하는 동안 다들 잘해주셔서 즐겁게 했다"고 출연 소감을 말했다.
김유정은 누군가를 괴롭혀서만 존재감을 찾기에 진정한 친구가 없는, 천지의 친구 화연 역으로 악역에 도전했다. 김유정은 "천지의 죽음도 있고 여러 사람들의 감정이 밝지만은 않아 영화관에서 편하게 웃을 수 있을지 걱정하고 봤다"면서 "영화를 소개할 때 `웃픈`(웃기면서 슬픈) 영화라고 한다.
이와 관련해 이한 감독은 "처음부터 유아인을 생각하고 캐릭터를 만들었다. 다행이 유아인이 바로 출연해주겠다고 해서 고마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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