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물에 대해 논하는 데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을 수 있다. 우선 그 사람이 과거의 인물이냐 아니면 생존해 있느냐에 따른 분류이고 다음으로 사견과 여론의 구분이다. 이에 대해 적절한 판단과 해석에는 개인적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과거의 인물에 대해서는 시대의 변천에 따라 여러 갈래로 해석이 변하는 것을 우리는 종종 보게 된다.
가령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그가 친미 독재자였다느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정통성을 일구어 낸 이라느니 하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며 박정희 전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로 조국근대화와 오늘의 경제대국으로의 발판을 구축한 민족의 영웅이라거나 장기 집권형 군부독재로 매도되기도 하는 것이 그 예이다.
요즈음 모 방송국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도 수구세력과 진보세력간의 쟁투를 여실히 보여주는 내용들이 방영되고 있듯이 역사를 보는 눈은 항상 대립각이 있게 마련이지만 인물을 평하는 데는 상당한 지적수준과 의지 그리고 시각방향이 필요한 부분이라 하겠다.
필자는 전두환 대통령과 동향이며 가까이 뵈올 기회가 많은 편이다. 가까이 모시는 측근들은 필자와 대화할 때마다 늘 “전두환 전 대통령은 대인(큰 인물)이시다.”를 연발 하시곤 하셨다. 그 정부에서 장관 또는 국회의원을 지내며 일세를 주도했던 실세의 인물이니 전두환 전 대통령을 대인(큰 인물)으로 생각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서 역시 이중적 해석이 분분한 것이 현실이다. 10ㆍ26 사태로 인해 정국은 물론 안보상황이 긴박한 시점에서 12ㆍ12를 통하여 정권을 장악 한 것이 대승적 차원에서 국익을 위해 잘 된 일이었나 하는 점이다.
셰익스피어가 “전쟁과 사랑 그리고 권력의 쟁취는 정당한 행위이다.” 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지만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안정적이고 위기탈출의 정당한 방식으로 정권을 수립한 것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한다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후속조치로서 혼란이 극에 달해 있던 언론의 교통정리 사회정의실현차원에서의 삼청교육대, 사회정화위원회 설치 등이 그 분께서 진정 나라사랑의 일념에서 시작하고 결단 지웠던 쾌거로 기억되는 것이다.
그분의 통치시기에 국력은 괄목한 신장이 계속 되었던 것으로 88올림픽 유치와 함께 충분히 입증하는 사실이다.
생존해 계시는 분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머리를 단다는 것은 우선 동방예의지국 국민의 도리가 아닌 것으로 생각되며 완벽한 인간이 없는 것이며 그분의 공과를 꼼꼼하게 따져 새겨둘 일이로되 한 인물의 공과를 이 시점에서 왈가왈부 할 계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필자 개인적으로는 측근 분들의 큰 인물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우선 백담사 시절 한 시대와 한나라를 호령하시던 분이 상황을 수용하고 직시하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을 터인데도 소탕하고도 해탈한 것 같은 인간적인 면모는 짧은 기간 동안 수양의 도가 깊으셨는지 필자로서는 가늠하기가 힘들다. 퇴임 후에도 그 분의 행보는 생존해 계시는 몇 분의 전직 대통령들과는 전혀 다른 통 크지만 탈권위주의적 모습에서 그 분의 진면목이 발산되는 것에 주목하게 된다.
시국이 어수선 할 때면 으레 시중에 나도는 이야기들 중에 “전두환이 또 출마하면 당장 찍어 줄텐데”라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서 그분의 박력 있고 용기 있게 밀어붙였던 정치스타일을 그리워하는 이 들이 이즈음 더 많아졌다는 얘기이다. 아무튼 나라님은 하늘이 낸다고 했으니 그분 역시 하늘이 점지 한 분이 틀림없을 것이고 그 분의 통치 시기가 대한민국이 가장 안정되고 살기 좋았던 시절이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 믿는다.
요즈음도 충성스러운 수행원들의 경호 속에 어디를 나들이 하실 때면 많은 에피소드들을 뿌리고 다니시는데 집안의 혼례에 참석하지 않으시고 맺은 후배의 자녀 혼례에 참석하시거나 대구 시내 모 커피숍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앉았던 자리라 해서 귀하게 단장해 놓았으며 앉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한다.
단순히 전직 대통령이라는 사실만이 아니라 그 분의 대인적인 풍모와 언행 그리고 통 크신 스타일에 향수를 느끼는 차원에서 그렇게 하였을 것이다. 팔순을 훌쩍 넘기셨지만 아직도 정정하신 모습을 뵈올 때 마다 고마움과 존경스러움이 느껴진다. 지금에 와서 웬 참견이냐고 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나라가 잘못 흘러가려 할 때에는 나오셔서 직접 꾸중도 하시고 올바른 길도 인도해 주시도록 부탁드리고 싶다. 그리고 혹여 금년 대선에 출마라도 하신다면 꼭 한 표를 행사하고 싶다.
최경집 (사)해병대전우회 대구시연합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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