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은 단순히 우리 선조들의 일상생활의 유물을 보관하는 곳이 아니다. 박물관은 선조들의 삶을 그대로 보존하여 그때의 삶을 되짚어 오늘날의 문화와 예술을 보다 발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러하기에 박물관은 그 당시의 유물을 오늘날에 되살려서 현대의 문화와 예술의 밑동이 되는 곳이다. 그것도 어느 특정지역의 문화와 예술을 보존하고 전시를 한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또한 박물관에 가서 그 당시를 본다는 것도 오늘날의 문화와 예술을 이해하는 밑바탕이 된다.
대가야박물관이 지난 23일 통산 300만 명의 관람객을 맞이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곽용환 고령군수는 300만 명 번째의 관람객에게 꽃다발을 주고, 박물관 평생무료관람권과 다기세트 등을 기념품으로 전달하는 자축행사를 가졌다.
박물관이 개관한 이래 300만 명이 박물관을 찾았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결코 아니다. 왜냐하면 국립박물관도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그 지역의 유물을 보존하고 전시하는 박물관이기 때문에 그렇다.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했기에 그 지역의 유물만 보존하고 전시를 했다고 여긴다면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
대가야박물관을 구체적으로 보면 대가야와 고령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종합적으로 전시한 국내 유일의 전문박물관이다. 대가야의 왕릉인 지산동 고분군이 분포하고 있는 주산(主山)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박물관은 ‘대가야왕릉전시관’, ‘대가야역사관’, 그리고 우륵선생이 예술 활동을 펼쳤던 고령읍 쾌빈리의 정정골에 위치한 ‘우륵박물관’ 등 3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다. 대가야왕릉전시관은 지난 2000년 9월 문을 열었다. 국내에서 최초로 확인된 최대 규모의 순장(殉葬)무덤인 지산동 44호분 전문전시관이다. 이러하기에 이 박물관은 대가야의 역대 왕조와 예술이 지금까지도 그대로 살아 숨 쉬고 있는 곳이다.
대가야역사관은 지난 2005년 4월에 개관했다. 대가야를 중심으로 구석기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고령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우륵박물관은 지난 2006년 3월에 개관하여, 우륵과 가야금 테마박물관이다. 가야금을 창제한 악성(樂聖) 우륵과 가야금의 음악 세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가야금의 제작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관람객이 직접 체험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은 당대에서 그때로 되돌아가서 예술을 몸으로 경험함으로써 오늘날의 예술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한다는 뜻이다. 대가야박물관이 체험적인 박물관이기에 2005년 11월 100만 명, 2010년 10월 200만 명의 관람객을 돌파한 이후 이날 300만 명 번째 관람객을 맞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본다.
그간 대가야박물관은 매년 25만∼30만 명의 관람객들이 방문했다. 지방 자치단체가 설립ㆍ운영하는 공립박물관으로써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을 유치하는 곳으로 평가받았다. 이와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박물관 주변에 있는 지산동 고분군의 관람로를 지속적으로 정비했다. 더하여 대가야만의 특징을 담은 차별적인 전시내용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은데 원인하다고 평가한다.
대가야박물관이 체험학습과 가족 나들이의 주요 코스로 크게 각광받은 이유를 보면 고령군은 지산동고분군 등 대가야의 역사ㆍ문화유산을 중심으로 대가야박물관ㆍ역사테마관광지ㆍ농촌문화체험특구ㆍ개실마을과 같은 문화관광 인프라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했다. 따라서 대가야체험축제 등을 통한 적극적인 홍보가 서로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거두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금까지 300만 명의 관람객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학술적인 연구이다. 유물 보존학이다. 고령군은 이제부터 대가야의 역사와 예술ㆍ문화를 어떻게 살려 오늘날의 문화ㆍ예술에 기여할 것인가에 예산을 투자해야 한다. 박물관은 단순히 그때의 유물을 보관ㆍ관람만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연구와 보존학에 더욱 힘을 다해야 한다. 이때서야 박물관은 제구실을 다한다고 본다. 우리가 기대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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