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인생 10년을 넘긴 김강우(36)의 필모그래피(작품 목록)는 꽤 촘촘하다. 작품의 색깔도 다양하다.
데뷔작인 김기덕 감독의 ‘해안선’부터 변혁 감독의 옴니버스 영화 ‘오감도’,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안긴 저예산 영화 ‘경의선’,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 외에도 스릴러(가면), 액션(무적자), 범죄(마린보이), 미스터리(사이코메트리)까지.
아쉽게도 3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식객’(2007)을 제외하면 누구에게 물어도 그의 이름을 꼽을만한 대표 흥행작은 없는 게 사실이다.
영화 ‘찌라시:위험한 소문’개봉을 앞두고 17일 만난 그는 “흥행 부담은 당연히 있다”면서도 “어느 순간 초월한 것 같다”고 했다.
“제가 나쁜 영화를 하지는 않았잖아요. 욕을 먹거나 사람들이 왜 그런 영화를 했냐고 물을 만한 영화는 없었어요. 저 역시 그 안에서 편하려고 했던 작품도 없었고요. 그건(흥행) 어쩔 수 없는 일이에요. 제가 몸부림친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요.”
배우라는 일이 재미있어진 것도 불과 2~3년 전의 일이라고 했다.
기왕 시작한 일, 10년은 해봐야 한다고 생각했고 다행히 그 마지노선이 다가오기 전에 일에 재미를 느꼈다.
“이 일을 시작하면서 직업이라고 생각했어요. 돈벌이 수단이라는 건 나쁜 게 아니라 정말 중요한 거잖아요. 하지만 꽤 오랫동안 재미보다는 부담이 컸고 저랑 안 맞는 것 같았어요. 관두고 샌드위치 가게나 차릴까 할 정도로요. 어느 순간 재미있어졌는데 그게 딱 언제인지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아마 절박함도 있었겠죠.”
그는 “예전 같으면 안 했던 역할도 캐릭터가 매력적이면 비중이 작아도 한다. 그래서 선택한 게 ‘결혼전야’(2013) 같은 작품”이라며 “저를 풍성하게 만들고 싶은 욕심”이라고 했다.
영화 ‘찌라시:위험한 소문’에서 그는 일명 ‘찌라시’(지라시)라 불리는 사설 정보지 때문에 모든 것을 잃고 소문의 근원을 추적해가는 매니저 우곤 역을 맡았다.
‘찌라시’ 유통 업자를 잡으려고 차를 쫓아 서울 시내를 미친 듯이 달리고, 권력자들이 얽힌 사건의 핵심에 다가가면서 무자비한 해결사에게 얻어터지면서도 포기하지 않는다.
그는 원래 긴장을 잘 하지 않는 편인데 이번 영화 시사회는 청심환을 먹고 볼 정도로 긴장하고 걱정을 많이 했다고 했다.
“(남자 배우의) 게임은 40대부터라고 생각해요. 3년 뒤면 40대가 되는데 40대가 되기 전에 더 많은 캐릭터를 펼쳐놔야 할지, 내가 가진 장점을 더 승화해야 할지 고민이에요. 40대엔 승부수를 던져야 하니까요. 스트레스도 받고 생각도 많이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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