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역사상 세 번째 2연패를 노리는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쇼트프로그램 연기 순서 추첨에서 가장 꺼리는 `마지막 순서`를 피했다.
김연아는 17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연기 순서 추첨에서 3조 5번째에 해당하는 17번을 뽑았다.
러시아의 신예 율리야 리프니츠카야는 5조 첫 번째로 연기하고, 일본의 간판 아사다 마오는 30번으로 마지막 조의 마지막 순서를 받았다.
김연아와 함께 출전하는 한국 대표 김해진(17·과천고)은 2조 다섯 번째를, 박소연(17·신목고)은 1조 두 번째를 각각 뽑았다.
이날 추첨식은 출전 선수 가운데 랭킹 상위 12명의 선수를 먼저 4∼5조에 배치해 순서를 뽑은 뒤 13∼15위를 3조 4∼6번째에 배치하고, 나머지 선수들의 순서를 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제대회에 많이 참가하지 않아 출전 선수 중 랭킹이 15번째인 김연아는 5개 조 가운데 3조에 배치됐다.
3조의 다섯 번째는 최고의 편성은 아니지만, 가장 나쁜 순서는 피한 셈이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마지막 순서에 배당되는 것을 가장 싫어했다.
워밍업을 마치고 나서 오랫동안 대기실에서 긴장 속에 자신의 순서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또 먼저 연기할수록 앞선 선수들의 경기로 얼음판이 파이는 일이 적어 스케이트날이 끼이는 등의 변수로부터 자유롭다.
김연아는 4년 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5조의 세 번째 선수로 연기에 출전, 역대 최고인 78.50점을 기록하며 선두로 나선 바 있다.
김연아는 올 시즌 쇼트프로그램으로 뮤지컬 `리틀 나이트 뮤직`의 삽입곡인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를 선택했다.
그리움과 애절함이 담긴 우아한 연기로 김연아는 심판과 팬들의 마음을 녹일 참이다.
예전과 달리 뚜렷한 캐릭터를 표현하지 않고 아련한 감성을 부드럽게 드러내는 쇼트프로그램으로 김연아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에서 73.37점, 국내 종합선수권대회에서 80.60점을 받아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소치올림픽에서 앞선 대회와 비슷한 점수만 받아낸다면 첫날 선두로 나서는 것은 떼어 놓은 당상이다.
밴쿠버올림픽에서 김연아의 역대 최고 연기에 은메달로 밀려난 아사다 마오(24·일본)가 설욕을 다짐하고 있으나 기량에 격차가 있다는 것이 중평이다.
물론, 올림픽이 개막한 이후 약간의 변수는 생겼다.
개최국 러시아의 `요정` 율리야 리프니츠카야(16)의 약진이다.
리프니츠카야는 대회 개막과 함께 열린 단체전에서 쇼트프로그램 72.90점, 프리스케이팅 141.51점의 놀라운 성적으로 자국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리프니츠카야가 두 번의 연기로 받은 점수를 더하면 214.41점에 이른다.
이제 갓 시니어에 데뷔한 젊음을 앞세운 리프니츠카야는 파워 넘치는 점프와 스핀으로 김연아를 위협할 신예라며 개최국인 러시아에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 연기는 한국시간 20일 오전 2시24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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