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일의 경제 대국 미국의 국가대표 스키 선수가 후원업체를 구하지 못해 빌린 바지에 부서진 부츠를 신고 올림픽에 나섰다.
케리 허먼(32)은 지난 11일(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슬로프스타일에 출전, 10위를 차지했다.
눈썰미가 뛰어난 팬이라면 그의 상·하의가 서로 다른 업체 제품이었다는 것을 알아봤을지도 모른다.
유수의 기업들이 앞다퉈 후원하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올림픽 대회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다.
허먼은 이번 올림픽에 스폰서 없이 참가했다.
그는 "나는 후원업체도 없고 에이전트도 없다. 스폰서를 구하기엔 내가 너무 늙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대부분 기업은 나보다 어린 선수들을 후원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승리할 수 있는데도 이런 처지라는 건 좌절스럽다"며 "다른 일을 알아봐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포털사이트 야후스포츠는 실제 그가 스포츠용품점과 퐁듀 레스토랑에서 일하면서 출전 비용을 조달했다고 전했다.
허먼이 이번 올림픽 경기에 입고 나온 바지는 미국 대표팀 최연소 선수인 같은 종목의 매기 보이신(16)에게서 빌린 것이다.
부츠는 빌리지 못했는지 부서진 것을 그대로 신고 슬로프에 섰다.
허먼은 21세에야 처음 스키를 타기 시작,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해온 다른 선수들보다 한참 늦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여러 국제대회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미국의 국가대표가 돼 소치행 티켓을 거머쥔 실력파다.
그는 "후원받으려고 올림픽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스키를 정말 사랑하기 때문에 소치까지 왔다"며 "부업을 해야 하긴 하지만 나에게 이보다 더 행복할 길은 없기에 스키를 탄다"고 힘줘 말했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