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하루 중 특정 시간에 DNA 손상복구 효과가 높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이 연구 성과는 일반적인 항암제를 사용해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약리효과가 가장 높은 특정시간에 항암치료를 해 치료효율을 높이려는 시간항암요법의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동아대학교 생명과학과 강태홍 교수가 주도하고 임선희 교수가 참여한 연구팀은 손상 DNA 복구 과정에 생체시계가 관여함으로써 특정 시간에 손상된 DNA의 복구 효과가 높을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생체시계는 낮에 행동하고 밤에 자거나 하루 주기로 등락을 반복하는 호르몬 분비 같은 생명현상의 일주기 리듬을 만드는 분자장치다.
연구팀은 손상된 DNA의 회복을 촉진하는 인산화 효소(ATR)의 활성도가 우리 몸속의 시계 단백질인 크립토크롬(Cry)의 변화에 따라 24시간 동안 특정 리듬을 갖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이 항암제 시스플라틴으로 손상된 생쥐 간 세포 DNA의 회복 속도를 비교한 결과, 크립토크롬의 농도가 짙을 때와 옅을 때 속도가 약 3배 차이 났다. 시스플라틴은 식도암, 위암 등 고형암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항암제이지만 탁월한 효과에도 신장독성, 신경독성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부작용을 극복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크립토크롬의 농도가 짙은 시간대에는 크립토크롬에 의한 ATR의 활성화가 촉진돼 DNA 회복이 정상적으로 이뤄졌지만 크립토크롬의 농도가 옅은 시간대에는 ATR이 충분히 활성화되지 못해 DNA 회복속도가 느려지고 세포가 사멸했다.
하루 중 항암제의 약리효과가 가장 높은 시점을 알면 그 시간에 항암 치료를 시도해 치료효율을 높이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
시간항암요법은 정상세포에 대한 독성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에 대한 민감도를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결정적인 항암제 처리 시기에 대한 근거가 부족해 우리나라와 미국을 비롯한 대다수 국가에서는 시행되지 않고 있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신진연구자지원사업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핵산연구(Nucleic Acids Research)지 최신호(1월 30일)에 게재됐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가 기존 항암치료법이 정상세포에 미치는 독성을 줄일 수 있는 시간항암요법에 대한 과학적 근거 자료로 활용되기를 바란다”며 “나아가 이를 계기로 국내 임상에도 빨리 적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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