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주르, 아 유 레디?(안녕하세요, 준비됐나요?) 덩실 덩실 뛰어보자!”
인디밴드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의 외침에 관객들은 공중으로 손을 쭉 뻗어 타국의 소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는 듯 화답했다.
이들은 프랑스, 영국, 핀란드 등 각국에서 모인 관객에게 이방인이었지만 몽환적인 사운드와 리듬이 넘실대자 ‘낯섦’의 경계는 금세 허물어졌다.
이들은 ‘건강하고 긴 삶’, ‘도시생활’, ‘사과’ 등을 연주하며 때론 `뽕끼`(트로트 느낌)있고 때론 사이키델릭한 사운드에 나른한 목소리를 더해가며 흥을 돋웠다.
2일(현지시간) 저녁 프랑스 칸 국제음악박람회 ‘미뎀 2014’에서 열린 K팝 쇼케이스 ‘K팝 나이트 아웃’(K-Pop Night Out)에서다.
‘미뎀’ 행사장의 ‘매직 미러 스테이지’에서 열린 이날 무대는 ‘미뎀’의 일환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K팝의 해외 진출지역 확대와 장르 다양화를 위해 주최한 K팝 공연.
지난해는 타이거JK와 윤미래가 있는 그룹 MFBTY가 참여했지만 올해는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를 비롯해 힙합그룹 다이나믹듀오, 김바다가 이끄는 록밴드 레이시오스, 아이돌 그룹 빅스가 가세해 공연팀 수와 장르의 폭이 확대됐다.
이날 공연장에는 오렐리 필리페티 프랑스 문화장관을 비롯해 미뎀에 참가한 세계 각지의 프로듀서, 음반제작자, 취재진 등 500명의 음악 관계자들로 북적거렸다.
이들은 한국 가수들의 음악을 감상하며 의견을 나누는 등 흥미로운 모습이었다.
필리페티 장관은 “K팝은 미뎀 페스티벌을 넘어 세계인의 관심 콘텐츠”라며 “프랑스 음악계도 K팝의 세계화 성공 사례를 배우고 벤치마킹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가장 큰 호응을 얻은 팀은 유럽 무대를 처음 밟은 다이나믹듀오였다. 개코와 최자가 ‘새끈해’, ‘씨스루’, ‘링 마이 벨’(Ring My Bell), ‘불타는 금요일’ 등 한국어로 차진 랩을 주고받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관객들은 랩 가사를 알아듣진 못했지만 들썩거리는 비트에 머리와 발을 흔들며 환호했다.
이들의 순서가 끝나자 아쉬운 듯 함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한국 대표 힙합그룹답게 지난해 MFBTY에 이어 K힙합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줬다.
핀란드의 뮤직핀란드 새미 하이키오 국제총괄은 “핀란드를 비롯해 래퍼나 자국어로 랩을 하니 거부감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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