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 종식을 논의하기 위한 국제 평화회담(제네바-2 회담)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이란과 시리아 반군의 참가를 둘러싼 진통이 이어지면서 회담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유엔(UN)이 이번 회담에 이란을 초청하지 않기로 하자 시리아 반군은 참석 의사를 재확인하고 미국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반군 세력 내 분열이 계속되는 데다, 이란과 러시아의 반발도 예상되는 등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다.
유엔은 20일(현지시간) 이란 정부를 회담에 초청하기로 한 앞서 방침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엔이 입장을 번복한 이유는 이란 정부가 시리아 과도정부 구성을 요구한 이른바 `제네바-1` 회담 합의문을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의 강한 반발도 초청 철회의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평화회담 목적을 전적으로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회담 참가에 반대해온 미국과 시리아 반군은 유엔의 결정을 반겼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유엔의 이란 초청 철회로) 모든 회담 당사자들이 제자리에 돌아와 시리아 국민의 고통을 끝내고 정치적 과도체제를 이행하기 위한 과제에 집중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란 참가시 회담을 거부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던 시리아 반정부 세력 연합체 시리아국민연합(Syrian National Coalition)도 회담에 참석하겠다고 전했다.
시리아국민연합은 "유엔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우리 입장을 이해해 줘 고맙다. 그들은 옳은 결정을 내렸다"며 "22일 열리는 회담 참석을 확정하며 곧 대표단 명단을 유엔에 보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요 반정부 단체인 시리아국민위원회(Syrian National Council)는 이날 시리아국민연합을 탈퇴한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위원회는 이번 회담 참가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물러나기 전에는 협상에 응하지 않는다는 자신들의 약속에 위배된다면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시리아국민연합 내 최대 세력인 시리아국민위원회는 이미 이번 제네바-2 회담에는 참가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는데 아예 연합에서 발을 빼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시리아 국외에서 활동하는 시리아국민연합은 국제적 지명도는 높지만 자국 내 상당수 반군으로부터 `대표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시리아국민위원회의 이탈로 대표성 문제에 다시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이란의 반발도 이번 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데에 상당한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무함마드 카자이 주 유엔 이란 대사는 유엔의 초청 번복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회담 참가국들은 이란의 지지를 잃었다고 말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전했다.
카자이 대사는 또한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정치적 해법은 시리아 국민이 스스로 만들어내야 한다면서 이번 제네바-2 회담이 외부세력의 강권에 의해 열린다면 그 결과는 비관적이라고 강조했다.
시리아 정부와 이란의 지지세력인 러시아는 유엔의 발표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이란이 참가하지 않으면 이번 회담의 의미가 없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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