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 정부군과 알카에다 연계 수니파 무장세력의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쇄 자살폭탄 테러 등으로 하루에 70명이 넘게 숨지는 등 유혈 사태가 번지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시아파 주도 정부군과 수니파 반군의 대립으로 이라크 상황이 최근 7∼8년 사이에 최악으로 치닫고 있으며 주요 원인 중 하나로 2006년 집권한 누리 알말리키 총리의 종파 차별적 정책을 지목했다. ◇ 내전 위기 속 연이은 테러…70여명 사망 = 1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등에서 자살폭탄 공격 등 테러가 연이어 발생해 최소 73명이 숨지고 130여명이 부상했다. 바그다드 북쪽 바쿠바 인근 부흐루즈에서는 장례식 텐트를 겨냥한 자살폭탄 테러로 16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 바그다드에서는 시아파 거주 지역에서는 9건의 차량폭탄이 터져 37명이 사망했고, 바그다드 북쪽에 있는 무크다디야 마을의 벽돌공장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7명이 숨졌다. 이밖에 북부 도시 모술에서는 군인 9명 등 모두 13명이 사망했다. 이번 연쇄 테러 공격은 이라크 정부군과 알카에다 연계 수니파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의 대치가 격화하는 가운데 벌어졌다. 14일∼15일 이어진 정부군과 수니파 무장세력의 교전으로 민간인 13명이 숨졌다고 의료 당국자가 전했다. 정부군은 바그다드 서부 안바르주의 수니파 거점으로 이달 초 ISIL 수중에 떨어진 팔루자와 라마디를 탈환하려고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틀간에는 정부군이 안바르 내 일부 지역을 무장세력에 더 빼앗기고 퇴각하는 등 수세에 몰린 양상이라고 AFP는 보도했다. 팔루자 전체와 라마디 일부를 수중에 넣은 것으로 알려진 수니파 무장세력은 라마디 주요 지역인 사클라위야 경찰서를 장악하고 수일 전 정부군에 내줬던 말라압을 탈환했다. AFP 무장 세력이 이라크 내 주요 도시를 이처럼 공공연하게 장악한 것은 미국의 침공으로 이라크 전쟁이 발발한 2003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사클라위야 마을에서 후퇴하던 한 경찰관은 "우리는 무기를 버리고 포기했다. 그들(무장세력)은 우리가 가진 것보다 훨씬 강력한 중화기를 갖추고 있다"며 "우리 경찰서는 보호수단이 잘 갖춰지지 않았다. 지원 요청을 했지만 응답이 없었다"고 말했다. ◇알말리키 총리 종파 차별정책 `최악 위기` 불러 = 시아파와 수니파 간의 이같은 최근 최근 7∼8년 사이에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안바르 주를 중심으로 2007년 정점을 이뤘던 이라크의 폭력 사태는 미군의 병력 증파와 수니파 포용 정책 등 안정화 전략으로 점차 감소했으나, 지난해 테러 희생자가 1만명에 육박하며 2008년 이후 최대 규모로 치솟는 등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이라크 상황은 2011년 미군 철수 이후 이어진 정치권 갈등이 종파 대립과 맞물리면서 악화했는데 특히 시아파인 말리키 총리의 배타적인 정책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2006년 집권한 알말리키 총리는 이라크 내 다수를 차지하는 시아파의 지지를 얻고 있는데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의 기반세력이던 수니파를 배제하는 등 종파 차별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BBC방송은 알말리키 총리가 여러 수니파 정치인을 조직적으로 몰아냈으며, 정부군과 반정부 세력 사이에서 중재역할을 하던 수니파 의원 아흐마드 알알와니를 지난주 체포한 것이 가장 최근의 예라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알말리키가 자신이 놓은 불과 싸우고 있다`는 제목의 분석 기사로 알 말리키 총리의 정책적 실패가 최근 폭력사태로 이어졌다고 짚었다. FT는 알말리키 총리가 소수 수니파를 위협으로 간주하고 수니파 의원과 반정부 단체를 탄압해온 것이 박탈감을 악화시켰으며, 팔루자 일대 주민들이 정부군을 쫓아내고 알카에다 세력에 문을 열어준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4월 총선에서 재집권을 시도하는 알 말리키 총리는 여전히 수니파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이라크를 방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포괄적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촉구하기도 했지만 말리키 총리는 "알카에다와의 대화는 없다"며 일축했다. 그는 15일에도 이라크 국영TV에 나와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하면서도 "정부군을 향해 발포하는 주택은 우리의 목표물이 될 것"이라며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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