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이사회가 15일 차기 회장 후보를 5명으로 압축함에 따라 지역경제계는 누가 포스코를 이끌게 될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15일 포스코 이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이사회가 이례적으로 후보 명단을 공개한 것은 정준양 현 회장의 사의 표명 때 불거진 외압 시비가 이번 차기회장 선임 과정에서 되풀이되지 않게 투명성을 확보하고, 외부의 관심이 큰 만큼 공개 검증도 받겠다는 것으로 풀이 했다. 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 구도는 내부 ‘정통 포철인’ 4명과 외부 ‘혁신 관료 출신’ 1명의 ‘5파전’ 양상으로 압축됐다. 따라서 CEO 추천위의 심사 포인트는 최근 세계 경기의 더딘 회복과 세계 철강업계의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에 처한 경영 환경을 타개할 수 있는 비전과 능력이 있는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전문성과 경영능력이 어느 정도 검증된 내부 인사가 우선 주목을 받고 있는 분위기다. 회장 후보에 오른 내부 인사 4명 가운데 박한용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을 제외한 3명은 엔지니어 출신이다. 권오준 포스코 사장은 서울대 금속학과, 미국 피츠버그대(공학박사)를 졸업하고 포항제철에 들어가 포스코 기술연구소장, 포항산업과학연구원장 등 기술 분야를 두루 거쳤다. 김진일 포스코 켐텍 사장은 권 사장의 서울대 금속학과 3년 후배로 포항제철 제강부장, 포항제철소장 등을 거치면서 그동안 현장 경험을 많이 쌓았다는 것이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은 한양대 전기공학과 출신으로 포항제철소 설비기술부장, 광양제철소 부소장 등으로 일한 경력이 있다. 이들 3명은 기술 부문에서는 전문가로 꼽히지만 경영 기획이나 전략 쪽은 경험이 별로 없는 것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박한용 포스코교육재단 이사장은 고려대 통계학과를 졸업하고 포항제철에 입사해 홍보실장, 열연판매실장, 인력자원실장 등을 거친 `마케팅ㆍ홍보와 경영지원 부문 사장을 역임하는 등 경력이 풍부하다. 유일한 외부 인사로 후보군에 포함된 오영호 코트라 사장은 헤드업체의 추천을 받았다. 오 사장은 197 9년 행정고시(23회)에 합격해 상공부 사무관을 시작으로 산업자원부 1차관까지 지낸 전형적인 관료 출신이다. 그는 업무 추진력은 강하지만, 내부 인사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포스코 내부에서는 2000년 민영화 이후 내부 인사가 CEO를 계속 맡아온 점을 들어 이번에도 정통포철인의 선임을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15일 발표된 5명의 후보군 압축 명단에서 김준식ㆍ박기홍 포스코사장의 이름이 빠진 것에 대하여 의아해 하는 분위기다. 한편 지역경제계 일각에서는 이번 포스코 차기회장단은 5명의 후보중에서 회장 1명, 엔지니어사장 1명, 스탭사장 1명의 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율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