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15일 사무총장을 포함한 주요 당직을 전격 물갈이한 것은 지방선거 승리를 겨냥해 당 혁신체제 구축에 본격 시동을 건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김한길 대표는 신년기자회견에서 `혁신과 승리를 위한 비상체제`를 언급한 지 이틀만에 신속하게 당 개편을 추진했다. 6·4 지방선거를 겨냥한 당의 `체질개선` 행보가 빨라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김 대표는 이날 공석인 최고위원직에 정균환 전 의원을, 사무총장에는 노웅래 의원을 각각 임명하고 대변인 3명을 모두 교체하는 등 주요당직 8자리를 바꿨다.
당초 건강 등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민병두 전 전략홍보본부장과 박기춘 전 사무총장 등 2∼3개 자리만 교체할 것이라는 예상을 벗어나는 중폭 이상의 개편인 셈이다.
대표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관영 전 수석대변인은 "전략 라인을 쇄신하고 홍보 라인의 새얼굴 배치를 통해 김 대표가 밝힌 지방선거 필승의 각오를 뒷받침하는 후속 인사"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당 전략라인에서는 최원식 전략기획위원장만 유임됐고 홍보·공보라인은 전원 교체됐다.
특히 김 대표가 지방선거를 총괄하게 되는 사무총장에 직전까지 대표비서실장을 맡아 김 대표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노웅래 의원을 임명한 것이 눈에 띈다.
사무총장이라는 자리가 후보 공천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김 대표가 확실한 친정체제를 구축해 신년기자회견에서 밝힌 개혁공천을 실천함으로써 지방선거 승리를 달성하겠다는 `승부수`로도 해석된다.
아직 창당도 하지 않은 안철수 신당보다 정당 지지율이 크게 뒤지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계파주의 분열을 극복하고 대표를 중심으로 하나가 된 `일사불란한 민주당`을 보여줘야 승산이 있다는 것이 지도부의 판단이다.
이번 당직개편에서는 호남 수성의 의지도 읽힌다.
전북 출신의 정균환 최고위원과 이상직 직능위 수석부의장, 전남 출신의 이윤석 수석대변인과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 임명은 `안철수 바람`이 거센 호남을 배려해 텃밭을 지켜내겠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또 정균환 최고위원의 경우, 올해 71세로 김 대표보다 열 살 위라는 점에서 노인층을 겨냥한 측면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경륜을 갖췄고 지방선거를 치러본 경험이 많은 데다 우리가 민주정책연구원에 실버연구소를 만들어 노인문제에 포커스를 맞추는 차원에서도 도움이 될 분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개편이 이미 당직에 있던 측근 인사들의 자리만 바꾸는 식의 `회전문 인사`에 가까워 김 대표가 밝힌 `당의 사활을 건 혁신운동`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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