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1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던진 메시지는 당의 최대과제로 코앞에 닥친 `6·4 지방선거 승리`로 수렴된다.
지난 총·대선의 뼈아픈 연패에 대한 자기반성과 성찰을 토대로 `제2의 창당`에 준하는 변화와 혁신 드라이브를 통해 지방선거 승리를 견인하겠다는 것이다.
`안철수 신당` 창당의 가시화로 야권의 분화 내지 분열이 현실로 다가온 가운데 근본적인 당의 체질개선 없이는 지방선거에서 제1야당의 존립 기반 자체가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에서 도출된 `처방전`이다.
김 대표는 "민주당이 국민 기대에 온전히 부응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 "대선불법개입 사건이 우리의 반성을 가로막는 것이어서는 안된다는 자각이 있다"고 자성하면서 민주당이 처한 현실을 `백척간두`로 묘사했다.
이러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안철수 신당과의 정면승부를 선언한 셈이다. 지방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해 안철수 신당 출현에 따라 예고된 야권의 지형재편 과정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김 대표가 "야권의 재구성이 필요하게 된다면 민주당이 앞장서서 주도하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 안 의원측과의 `정치혁신 경쟁`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김 대표는 지방선거기획단을 확대개편, 혁신과 승리를 위한 비상체제를 가동하겠다면서 `당의 사활을 건 혁신운동`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계파주의와 소모적 비방·막말 추방 등이 김 대표가 국민신뢰 회복과 고품격·고효율 정치를 위해 극복해야할 `낡은 사고 및 행동양식`으로 꼽은 대표적 청산대상이다.
김 대표는 특히 야권의 심장부이자 `안풍`(安風·안철수 바람)의 진원지인 호남 민심을 염두에 둔 듯 "상향식 공천과 개혁공천으로 호남을 포함한 전 지역에서 당내외 최적 최강의 인물을 내세워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측이 인물영입에 진통을 겪고 있는 점을 겨냥, 인물론을 내세워 일전을 겨루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가 "우리 내부에 잔존하는 분파주의를 극복, 민주당이 하나로 뭉치는데 진력할 것"이라며 `선당후사`를 언급한 것을 두고는 최근 세결집 움직임을 보여온 당내 친노(친노무현) 진영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김 대표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겠다"며 `민생 우선`, `소통`, `실사구시` 등 3대 가치를 `민주당이 가야할 길`로 제시했다.
`반대를 위한 반대`와 이념편향적 이미지에서 탈피, 좌우의 극단을 경계, 합리적 대안을 찾아가는 새로운 제1야당의 모델을 지향하겠다는 것이다.
중간·중도층 흡수를 통한 외연확대 경쟁에서도 `안철수 신당`에 밀리지 않겠다는 셈법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대북정책이 더이상 국론분열의 빌미가 돼선 안 된다`는 문제인식에 따라 "북한 인권 문제 등에서도 직시하고 있다"며 북한인권민생법 마련 방침을 밝힌 것도 이러한 변화 시도의 연장선 상에서 읽혀진다.
이는 민주당이 `안보무능`, `친북·종북`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기 어렵다는 판단에 터잡은 것이다.
김 대표는 동시에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민생`과 `경제민주화` 등을 내세워 제1야당으로서 박근혜정부에 대한 견제를 제대로 하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밝혔다. 특검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하면서 철도·의료 민영화 저지 입장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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