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치사상 첫 비(非) 자민당 출신 일본 총리였던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75) 전 총리가 도쿄도(都) 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선거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9일 호소카와 전 총리와 가까운 인사들을 인용, 호소카와가 탈(脫) 원전을 기치로 내걸고 도쿄 지사 선거에 출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수일 안에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아사히에 따르면 호소카와 전 총리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원전에 반대하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와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신문기자 출신인 호소카와는 자민당 소속으로 중앙정계에 입문했지만 1992년 일본 신당을 결성한 뒤 1993년 8월 비 자민당 출신으로는 처음 총리가 돼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던 인물이다.
취임 직후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일본 정계 최대의 불법자금 스캔들 가운데 하나인 리크루트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 등으로 이듬해 4월 사임했다.
선거판의 `태풍의 눈`으로 등장한 호소카와의 출마가 실현되면 선거 양상은 `안갯속 국면`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자민당 탈당파로, 대중적 인기가 높은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전 후생노동상과 침략전쟁을 부정하는 극우 성향의 다모가미 도시오(田母神俊雄) 전 항공막료장(공군참모총장격), 한국 혐오(혐한) 시위 등에 반대해온 진보성향의 우쓰노미야 겐지(宇都宮健兒) 전 일본 변호사연합회장 등이 출마 의사를 표명하거나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여당인 자민당과 제1야당인 민주당의 지지를 동시에 받을 가능성이 제기돼온 마스조에의 승산이 커 보이지만 호소카와가 출마하고, 본인 바람대로 고이즈미의 지지를 받을 경우 선거는 박빙이 승부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불법자금 수수의혹으로 사퇴한 이노세 나오키(猪瀨直樹) 전 지사의 후임자를 뽑는 보궐선거는 내달 9일 치러진다.
이번 선거는 출범한 지 1년이 지난 아베 정권에 대한 민심을 엿볼 수 있는 풍향계 성격도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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