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秦)나라 시황제가 세운 호화 궁전인 아방궁(阿房宮) 유적지 복원 사업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지시로 중단될 형편에 놓였다.
시 주석은 최근 380억 위안(약 6조 7천억원)이 투입될 예정인 이 사업의 중단을 직접 지시했다고 홍콩의 명보(明報)가 6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시 주석은 "아방궁이 과거 봉건시대의 사치와 호사 풍조를 선전할 뿐이고, 재건할 만한 문화적 가치가 없다"고 지적하면서 만약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하려면 사업 명칭뿐만 아니라 위치 등 전반적인 사업계획을 수정하라고 요구했다.
이 사업은 추진 초기부터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가 지난해 초 아방궁 국가유적공원 2.3㎢를 비롯해 일대 12.5㎢를 새로운 문화관광산업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무리한 사업 추진이라는 비난이 일었다.
당국은 14년 전 2억 위안(약 350억원)을 투입해 영화 세트장 형태의 관광시설을 만들었으나 부지 선정이 부적절했다는 등의 이유로 기존 시설을 철거하고 훨씬 더 크고 볼거리를 갖춘 유적공원을 만든다는 계획이었다.
아방궁은 진 시황제가 기원전 212년에 건립하기 시작한 대규모 황궁으로 완성되기 전에 진 왕조가 멸망하면서 초나라 항우(項羽)의 군대에 의해 불타 없어진 시설이다.
사기(史記)에 따르면 동서로 500보(650m), 남북으로 50장(115m) 규모로 위에는 1만 명이 앉을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남아 있는 것은 높이 7m, 길이 1㎞에 이르는 흙으로 쌓은 궁전 기초부분과 전궁(前宮)의 흔적뿐이다. 시안시 문물국은 전궁만 해도 축구장 126개 넓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판공청은 시진핑의 지시 내용을 각 지방 정부에 통지해 학습하라고 지시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홍콩 언론은 이번 조치가 시진핑 지도부 출범 이후 강조해온 근검절약 및 반부패 활동의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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