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가 최근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역사인식에 대해 집단적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지난 4일 `동남아, 당신은 왜 아베에 대해 늦가을 매미처럼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는가`라는 기사에서 동남아 국가들이 역사적 흐름을 거스르는 아베 총리의 행동에 대해 중국이나 한국, 미국, 독일, 유엔 등과는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아베 총리가 지난해 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데 이어 `선전포고` 같은 신년사를 발표하고 또 다시 2년 안에 태평양 제도를 방문해 `망령`을 참배할 계획을 밝힌 상황에서 피해 당사국들인 동남아 국가들이 최소한 비난 입장 정도는 내놨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인민일보는 `일본이 공개한 자료`를 인용, 제2차 세계대전 중 발생한 동남아 국가들의 인명피해(살해당한 숫자)는 인도네시아 400만 명, 베트남 200만 명, 필리핀 111만 명, 미얀마 30만 명, 싱가포르 15만 명 등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중국 내 전문가들 분석을 인용, 동남아 국가들이 아베 총리에 대해 이처럼 집단침묵으로 일관하는 배경에는 공적개발원조(ODA) 등 일본에 의한 경제적 지원이 깔렸다고 분석했다.
중국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 가오훙(高洪) 연구원은 "동남아 국가들은 대부분 현실이익을 고려하면서 원칙적 문제를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며 "`이익 앞에 의(義)를 잊었다`는 표현은, 특히 필리핀 같은 나라에 대해서는 조금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또 "기실 일본이 동남아에 제공한 것은 보잘것없는 것으로 무상원조는 10분의 1에 불과하다"는 중국외교학원 저우융성(周永生) 교수의 발언도 소개하며 동남아 국가들은 돈줄이 끊어지는 모험을 원치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청한 또 다른 전문가는 서방국가들에 의한 식민지배와 비교할 때 일본의 식민지배 기간이 짧았다는 점 때문에 동남아 현지인들은 일본을 오히려 `해방자`로 인식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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