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알카에다와 연계된 수니파 무장단체가 세를 떨치며 역내 불안정 요인으로 떠오르자 시아파 종주국 이란의 `역할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공동의 적`인 알카에다의 부활은 지난해 핵협상 타결과 함께 국제무대에서 보폭을 넓히기 시작한 이란에 영향력 확대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동을 방문 중인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달 22일 열리는 시리아 평화회의에서 이란이 일종의 역할을 할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다고 AFP통신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간 미국은 이란이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무기와 돈을 대고 있다며 회담 참여를 반대해 왔다. 그러나 케리 국무장관은 이날 "(이란이) 옆에서 지켜보는 선에서 회담에 이바지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해 과도정부를 구성하기로 한 지난 2012년 `제네바-1 회담` 공동성명을 수용하지 않으면 공식 참가는 어렵다고 강조하면서도 "이란이 도움된다면 우리를 포함해 누구에게나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모하마드 헤자지 부사령관은 알카에다와 전쟁을 벌이는 이라크를 돕고자 군 장비와 군사 자문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같은 날 말했다. 알카에다와 연계한 수니파 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는 2011년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하고 시리아에서 내전이 발발하면서 두 나라에서 세를 불리고 있다. ISIL은 최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60km 떨어진 안바르 주 팔루자를 완전히 장악했으며 시리아에서는 세속주의·온건 이슬람주의 반군과 서로 총구를 겨누고 있다. 때마침 이란은 온건 성향의 하산 로하니 정권이 들어서면서 미국과 `유화 국면`에 돌입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이란이 역내 불안정을 억제하기 위해 공동 전선을 구축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정보·군사안보 전문 웹사이트인 `데브카파일`(Debkafile)은 지난해 말 "미국과 이란 모두 이라크 내 알카에다 소탕 작전에 군사를 보내 협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전망이 나오는 배경에는 중동에서 시아파와 수니파의 종파 대립이 더욱 광범위한 차원으로 확대되는 현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시리아는 시아파의 분파 알라위트파가 권력을 잡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2003년 미국의 침공으로 사담 후세인의 수니파 정권이 무너지고 시아파가 정권을 잡으면서 많은 수니파가 소외감을 느껴왔다. 시리아 북부 라카에서 활동하는 한 수니파 활동가는 이라크 출신 시아파 무장대원들이 시리아에서 활동하면서 ISIL과 일부 이슬람주의 분파들을 자극했다며 "이라크와 시리아, 레바논을 가로지르는 종파전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라크 정부군이 5일 안바르 주의 주도 라마디를 포위하고 ISIL과 교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민간인을 포함해 34명이 사망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수도 바그다드의 시아파 지역에서도 잇따라 폭탄이 터져 최소 20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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