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4’에서 제가 연기한 나정이는 물론 다른 식구들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아쉬움이 너무 커요. 다들 너무 많이 정들었어요.”
오른발을 다쳐 깁스를 하고 목발을 짚어야 하면서도 배우 고아라(24)의 표정은 몹시 밝았다.
‘옥림이’의 이미지를 넘어 ‘성나정’이라는 눈부신 새로운 이름을 얻어 그럴까.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에서 열연한 고아라를 최근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어떻게 하다보니 작년이 데뷔해서 딱 10년 째였어요. ‘응사’가 그 선물 같은 작품이라는 기분이 크네요.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부여돼서인지 작품에 남다른 애착을 갖게 돼요.”
‘응답하라 1994’는 전국 팔도에서 상경한 지방 출신 대학생들이 신촌 하숙집에 모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94학번 새내기의 학교생활을 중심으로 농구대잔치, 서태지와 아이들 등 당시 사회적 이슈를 다뤄 추억을 자극했다.
배우들의 신선한 연기와 짜임새 있는 극적 구성이 흥미를 높이면서 신드롬에 가까운 화제를 낳았고 작년 말 최종회는 11.9%라는 최고 시청률을 거뒀다.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엄청 웃으며 촬영했죠. 스태프와 배우가 함께 아이디어를 내고 스스로 만들어가는 부분도 있었어요. 모두의 교감이 컸던 것 같아요. 기쁠 때는 모두 야단법석으로 좋아하고, 슬픈 장면에서는 카메라 감독님의 슬픔까지 느껴졌으니까요.”
제작진은 전작 ‘응답하라1997’과 마찬가지로 ‘응사’에서도 ‘남편찾기’ 추리 요소를 집어넣어 드라마 막판까지 시청자의 궁금증을 유발했다. 매회 드라마 곳곳에 뿌려진 ‘힌트’를 근거로 언론과 팬의 추측이 난무했다.
하지만 고아라는 전혀 헷갈리지 않았다고 했다.
“처음 작가님과 이야기를 나눌 때부터 저의 감정은 무조건 쓰레기(정우)에게 향했어요. 무조건 첫사랑이자 짝사랑인 쓰레기였죠. 눈빛을 보면 알겠지만 저의 마음은 흔들리지 않았어요. ‘남편이 누굴까’보다 ‘짝사랑이자 첫사랑이 과연 이뤄질까’가 저의 관심사였죠. 다만 중간에 작가님과 제작진 사이에는 ‘남편 설정’에 변화를 줘야할지 논의는 있었다고 들었어요.”
그는 “작품을 준비하면서 연기자 선배나 회사 식구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당시 연예계 분위기, 유행했던 헤어스타일, 패션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서 “자료도 많이 찾아 파일로 모았다. 드라마 ‘마지막 승부’나 ‘모래시계’를 찾아보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응사’에서 고아라는 ‘변신’의 아이콘으로 주목받았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