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정성룡(29·수원 삼성)과 신예 김승규(24·울산 현대)가 `넘버원 골키퍼`를 놓고 결전에 들어간다.
2일 발표된 한국 축구 대표팀의 이달 전지훈련 명단에는 이들 골키퍼가 이범영(부산 아이파크)와 함께 골키퍼 세 자리를 차지했다.
지금까지 홍명보 대표팀 감독의 전열 운용을 살펴보면 정성룡과 김승규가 주전을 놓고 시험을 치르는 양상이 나타난다.
홍명보호가 출범한 뒤 10차례 A매치에서 정성룡은 7차례(9실점), 김승규는 3차례(2실점) 출전해 기회를 양분했다.
두 골키퍼의 경쟁은 붙박이로 인식되던 정성룡이 소속 구단과 대표팀에서 흔들리면서 불이 붙었다.
정성룡은 지난 시즌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에서 34경기에 나와 41골을 내줘 평균 1.21실점을 기록했다.
프로에 데뷔한 이후 가장 저조한 기록이었고 정성룡도 이를 불만족스러워 했다.
김승규는 K리그 클래식 32경기에서 27골을 허용해 0.84실점으로 정성룡보다 안정적인 성적을 받았다.
정성룡은 기량이 쇠퇴했다는 지적을 받으며 나선 작년 11월 19일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 실책성 플레이로 골을 내줘 불안을 증폭시켰다.
골키퍼의 세계에서 넘버투는 없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기는 하지만 넘버원의 유고가 없다면 출전기회를 잡기는 어렵다. 개인적 기량뿐만 아니라 수비진과의 안정된 호흡이 골키퍼의 핵심자질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월드컵 본선을 살펴보더라도 사령탑에게 낙점된 골키퍼는 출전기회를 독식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이운재,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정성룡이 전 경기에 출전했다.
이운재는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김병지를, 정성룡은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이운재를 눈 깜짝할 사이에 2인자로 밀어냈다.
정성룡으로서는 자신이 남아공월드컵에서 행사한 것과 같은 위협을 현재 김승규에게서 느끼는 셈이다.
김승규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정성룡이 지닌 풍부한 경험을 간과할 수는 없어 홍명보호의 고심은 계속될 전망이다.
홍명보호는 오는 13일 브라질에서 전지훈련을 치른 뒤 미국에서 코스타리카, 멕시코, 미국과 맞붙는다.
홍 감독의 집중 평가를 받는 전지훈련 기간과 세 차례 실전무대는 김승규, 정성룡의 운명을 결정할 사실상 마지막 시험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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