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경제 개혁까지 주도하면서 권력을 확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시 주석이 중국에서 전통적으로 총리의 영역이었던 경제분야까지 직접 챙기면서 업무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시 주석의 영향력 확대 분석의 근거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중국 방문 및 지난달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와 관련한 일들을 소개했다. 캐머런 총리는 최근 중국 방문 기간에 중국의 2인자인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만찬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일정은 시 주석이 주최하는 연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신문은 이런 일정 변화가 중국 지도부의 역학 관계의 변화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중국 공산당 내부 관계자들은 시 주석이 총리의 역할을 축소하고 경제 개혁과 외국 지도자에게 중국 경제를 설명하는 일까지 직접 챙기고 있다고 전했다. 또 3중전회 이후 나온 중국의 경제 개혁안에 시 주석이 중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묘사돼 있고 국영 매체도 시진핑이 직접 경제 개혁을 주도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시 주석의 이름은 34차례나 언급됐지만 리 총리는 한 차례도 거론되지 않았다고 WSJ는 밝혔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도 이달 중순 베이징 고위 소식통의 말을 인용, 시 주석이 최근 개최된 경제개혁회의에서 만장일치로 3중전회에서 신설이 결정된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개혁 소조) 조장에 추대됐다고 보도했다. 보쉰은 시 주석이 양대 신설 권력 기구인 국가안전위원회의와 개혁 소조의 사령탑을 모두 거머쥐게 됐다고 평가했다. WSJ는 시 주석과 리 총리 사이에 불화 징후는 없지만 시 주석이 중국에서 20년 가까이 유지돼온 주석과 총리의 권력 분할 구도를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통상 주석이 정치·외교·안보를 담당하고, 총리가 경제를 관장했다. 신문은 시 주석이 경제분야까지 직접 챙기면서 1978년 경제 자유화를 추진했던 덩샤오핑(鄧小平) 이후 최대 권력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전문가인 배리 노튼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시 주석이 모든 분야의 `보스`라고 말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서방 관리들과 기업인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이런 변화를 반기는 분위기라고 WSJ는 소개했다. 권력이 집중된 한 사람과 얘기하면 최종 결정까지 이르는 과정에서 관료주의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 내부에서는 자신의 영역을 침범당하는 리 총리로서도 이런 변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있다. 아버지가 혁명 원로인 시 주석이 당의 원로와 군부 등의 지지를 받고 있어 리 총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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