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보여주지 못한 목장과 강원(대관령)풍력발전단지를 보여주기 위해 얼마 전 강원도로 가족여행을 갔다 왔다. 삼양목장 정상에서 바라보는 목장과 강원풍력발전단지(삼양ㆍ한일목장 초지에 조성되어 있음)는 넓은 초원이 주는 편안함과 풍력발전기의 수(2MW급 49기)와 크기(허브높이 80M, 날개직경 90M)에 조금은 놀랐다. 그리고 이렇게 넓은 공간(자연)에서 생산되는 발전량이 총 98MW밖에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큰딸이 “이렇게 풍력발전기가 많이 있으니까 위험한 원자력발전은 필요 없겠네?”라는 질문을 해서 “원자력발전이 왜 필요한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환경 친화적인 측면에서 살펴보자면 신재생에너지(풍력ㆍ태양광)는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및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임에는 틀림없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 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국제원자력기구(IAEA) 발표자료]은 1㎾h당 원자력이 10g인 것에 비해 태양광은 57g, 풍력 14g으로 환경적 측면에서 원자력보다 우월하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신재생에너지로 원전과 동일한 전력을 생산하려면 상대적으로 더 넓은 면적의 부지가 필요하다.
미국 원자력에너지협회(NEI, 2007년)의 자료를 보면 1,000MW의 전력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소요면적을 여의도를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원자력은 0.2배, 태양광은 15배, 풍력은 70배의 면적이 필요하다. 또한 태양광은 햇볕이 약한 날씨에 대비한 거대한 축전지를 필요로 하며, 풍력은 평균 4m/s 이상의 바람이 필요하다. 조수 간만을 이용하는 조력발전 역시 지역적인 한계가 있다.
경제성 측면에서 보면 원자력발전은 가장 저렴한 에너지원이다. 2011년에 발표된 한국전력공사의 발전원별 발전단가 자료를 보면 원전은 39.2원, 유연탄은 67.22원, 무연탄 98.6 4원, 수력 136.19원, 유류 225.9원, 천연가스 187원, 태양광 475.65원으로 발전단가가 유연탄의 60%, 태양광의 8% 수준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설비 인프라 측면에서 앞으로도 상당기간 많은 비용투자가 필요할 것이며, 화력발전의 경우 2015년으로 예정된 탄소배출권 거래제가 본격 시행되면 단가 상승이 불가피해져 원전의 경제성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지금 해외에서는 저렴한 생산단가와 전력수요 증가의 해결책으로 이집트는 2025년까지 원전4기 신축할 계획이고, 인도는 2018년 18기개로 늘린다는 계획으로 3월 현재 7개가 건설 중이며, 폴란드를 비롯한 동유럽도 원전수요가 늘고 있다. 중동과 남아시아, 동유럽의 원전 수요 증가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는 나라는 일본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수출 길마저 위협받았던 일본은 지난 5월 30일 사우디와 원자력협정을 맺는데 이어 UAE와 원자력협정을 체결하고 프랑스와 컨소시엄으로 터키 원전 건설 공사수주에도 성공했다. 우리나라도 미래의 국가 성장 동력으로 해외 원전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이렇듯 미래 에너지는 환경 친화, 경제성, 수급 안정성의 3가지를 갖추어야 한다. 화석연료는 환경문제에서, 태양광ㆍ풍력ㆍ조력은 경제성 및 수급 안정성측면에서 단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원자력은 미래 에너지로서의 조건을 가장 만족시키고 있다. 그렇지만 원자력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와 공포감에서 비롯된 부정적 이미지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설계단계에서부터 건설, 운영에 이르기까지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해 엄격한 법적기준과 절차를 철저하게 준수하고 관리한다면 우리나라의 환경과 경제를 뒷받침하는 든든한 지원군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월성원전 3발전소 발전팀 과장 박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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