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포항본부, 교통불편ㆍ안내시설 부족 등 ‘불만’ 경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세계문화유산 보유도시와 국제적인 관광도시’로서의 이미지가 경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큰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를 방문한 외국인들은 ‘경주’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로 불교문화, 신라왕조, 역사도시를 많이 연상하고 있는 반면,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한 도시, 국제적인 관광도시의 이미지는 크게 생각하고 있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제회의 유치 등을 통한 고부가가치의 MICE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국제관광도시로서의 면모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MICE는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이벤트와 전시(Events & Exhibitio n)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비즈니스 관광(BT)’이라고도 한다. 18일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발표한 ‘경주시 외국인 관광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들에게 “경주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인가?”라는 주관식 질문에 첫 응답으로 불교문화 39.8%, 자연경관 및 관광 31.3%, 신라왕조 1 7.7%, 역사도시 5.2% 그리고 무응답 24%으로 조사됐으며 국제적인 관광도시를 연상하는 외국인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제1차 여행지로 주로 부산(38%), 서울(21.9%) 등을 방문한 뒤 경주는 2차 방문지(43.8%) 또는 3차 방문지(15.6%)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외국인들의 경주 여행에 대한 종합만족도는 매우 만족(26.1%), 만족(53.3%)로 79.4%가 만족 이상으로 답변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불만족 스럽다는 응답(3.3%)의 부문별 조사에서는 불편한 교통시설(8.8%), 다양하지 않은 쇼핑물품(6.5%), 정보 및 안내시설 부족(7.6%) 등이 꼽혔다. 세부적으로 외국인들은 경주시 관광 투어코스가 교통흐름과 역행하는 구성도 적지 않아 관광지점간 이동에 따른 교통 혼잡과 대중교통의 이용에 불편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또 이들이 경주 방문시 구입한 기념품은 경주시를 대표할 만한 관광상품으로 보기 어려웠으며 외국인 관광객들의 이동경로상 경주만을 최종목적지로 하는 여행객인 경우 쇼핑물품 부족에 대한 불만은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포항본부는 외국인들의 불만족 요인을 해소해 나가기 위해서는 ‘경주시 차원에서 체계적인 홍보전략을 수립하고 접근해야 할 과제’라고 판단했다. 포항본부 측은 “경주시가 세계적 관광지, 국제회의도시,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한 고대역사도시라는 이미지로 전환시킬 수 있는 정보를 경주시청 및 한국관광공사의 인터넷사이트에 게시하고 각 여행사와 여행전문사이트에도 적극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또 현재의 볼거리 관광 위주에서 벗어나 보다 지출규모가 큰 체류형 관광으로의 전환 가능성이 있는 캠핑ㆍ트레킹 및 치료ㆍ미용관광의 상품화를 추진할 것과 외국인들이 경주시 여행을 위한 한국관광공사 인터넷사이트의 이용도가 높은 점을 고려해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지역 관광객의 정보입수 성향에 맞춘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경주시에 대한 외국인의 재방문 유도와 불만요인 해소를 위해서는 관광지점별 이동경로를 묶어 이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경주형 관광투어 코스’를 적극 개발해 이용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MICE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단체관광객의 경우 여행사의 특정 기념품 판매소나 음식점을 지정 운영하면서 따르는 불만요인을 점진적으로 개선하고 1인 여행, 소수 여행그룹들이 기대하는 경주 특산품이나 쇼핑품목의 확충을 통해 외국인들에게 필요한 쇼핑물품의 다양화를 위한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 관계자는 “20 14년에 경주시 화백컨벤션센터가 건립되고 MICE관광객의 유치에 성공하더라도 경주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재방문 및 체류형관광 유도와 고부가가치형 관광의 촉진 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구체화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주시로의 교통접근성 및 시내 교통의 원활화, 쇼핑수요의 충족과 경주시를 상징하는 기념품 개발, 언어소통 문제의 해소, 맞춤형 관광상품(관광코스) 개발 등을 경주시와 전문가가 함께 종합적인 계획을 세우고 조기에 해결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9월6일부터 12월5일까지 한국은행 포항본부와 동국대학교 호텔관광경영학과 자체공동연구 형식으로 경주시 보문관광단지내 호텔에 숙박한 외국인 관광객 528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장성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