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대륙에서 여성 정치인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 이어 칠레에서 여성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했다. 아르헨티나(Argentina)와 브라질(Brazil), 칠레(Chile)는 `남미 ABC`로 불린다.
15일(현지시간) 치러진 칠레 대선 결선투표에서 중도좌파 미첼 바첼레트(62·여)가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했다.
바첼레트는 2006년 3월부터 2010년 3월까지 한 차례 대통령을 지냈다. 바첼레트는 칠레를 포함해 남미에서 직접선거로 선출된 첫 여성대통령이었다. 대통령 퇴임 후에는 유엔 여성기구(UN Women) 대표로 활동했다.
이번 대선에서 바첼레트는 중도좌파연합 `누에바 마요리아`(Nueva Mayoria) 후보로 출마해 보수우파연합 `알리안사`(Alianza) 후보인 에벨린 마테이(60·여)를 누르고 당선됐다.
아르헨티나에서는 2007년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상원의원이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에 이어 집권했다. 아르헨티나 역사상 처음으로 부부가 선출직 대통령에 당선되는 기록을 세웠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2011년 대선에서 54%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아르헨티나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개헌을 통해 3선 시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계속됐다. 그러나 지난 10월 말 총선이 사실상 여당의 패배로 끝나면서 개헌설은 가라앉은 상태다.
2011년 초에 집권한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내년 대선에서 재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브라질 정치권의 최고 실력자인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2003∼2010년 집권)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호세프 대통령은 여론조사에서도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호세프 대통령이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고 1차 투표에서 승부를 결정할 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질 대선 1차 투표는 내년 10월5일 시행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득표율 1∼2위 후보 간에 10월26일 결선투표가 치러진다.
여성 지도자는 중미-카리브 지역에서도 만날 수 있다.
라우라 친치야 코스타리카 대통령은 2010년 2월 대선에서 승리해 3년째 집권하고 있다. 친치야는 코스타리카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다.
반면 지난달 24일 대선을 치른 온두라스에서는 쿠데타로 축출된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의 부인 시오마라 카스트로가 사상 첫 여성대통령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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