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부터 8일간 포항야구장에서 개최된 2013야구대제전이 막을 내렸다. 82년 출범한 프로야구의 그늘에 가려 무려 31년이나 긴 휴면에 들어갔던 야구대제전이 올해 부활 첫 대회를 개최하면서 그동안 잊혀졌던 고교야구의 옛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이번 대회는 명실상부하게 우리나라 고교야구의 명문팀 20개 팀이 참가함으로서 지켜보는 올드팬들의 감회는 더욱 새로웠다. 지난 5일부터 포항야구장에는 한국 아마, 프로야구의 현역은 물론 슈퍼레전드들이 많이 다녀갔다. 이 가운데는 연말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출신교에 대한 애교심을 앞세워 후배들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 선 모범생(?)이 있는 반면, 아예 면식조차 나타내지 않은 스타들도 많아 팬들이 아쉬움을 더했다. 5일 개막전으로 치르진 개성고(구, 부산상고)와 포철고 경기에 개성고 더그아우트에는 오랜만에 보는 한명의 레전드가 서 있었다. 야구에 관해선 수많은 화려한 경력이 있지만 60~70년대 국가대표 타자로 명성을 날렸고 롯데 쟈이언트 감독으로 기억이 충분한 강병철 전 감독이었다. 이어 낯익은 김용철(롯데)경찰청감독을 베이스 코치박스에서 볼 수 있었고 채태인(삼성)도 눈에 띄었다. 반면 포철고는 몇 안 되는 스타를 배출한 학교였지만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강민호와 최준석, 권혁의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이튿날인 6일 오전 포항야구장 3루 측에는 베이지색 바바리를 두른 이만수 SK감독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김시진 롯데감독, 오대석(한화)코치, 김용국(삼성)코치, 이강돈(전 빙그레)북일고 감독이 뒤를 이었다. 30여년 만에 부활 첫 대회지만 전날까지 이름 있는 이들의 방문이 적었던 탓에 이들의 출현은 뜻밖이었다. 반가운 마음으로 방문이유를 묻자 평소 억양과 표현이 소탈한 이만수 감독은 “감독님이 무조건 집합하래요”라며 포항야구장을 찾은 이유에 넉살을 더했다. “감독님의 집합?”, 알 수 없는 한마디의 의미는 이랬다. 김시진, 이만수, 오대석, 김용국, 이강돈은 대구상고 시절 동문선배인 정동진(전 삼성감독)의 제자들이었다. 아직 일선현장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활동하고 있는 정동진 옛 감독의 부름을 거역할 수 없어 명령(?)에 따르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상원고(구, 대구상고) 더그아웃에는 강태정(전 국가대표감독), 정동진(전 삼성감독) 우용득(전 삼성감독)을 비롯해 김시진, 이만수, 오대석, 김용국, 이강돈, 양준혁이 오랜만에 모교 유니폼을 입고 대구상고 시절을 만끽했다. 스포츠세계에서 선후배관계는 절대적이다. 특히 명문학교일수록 이 관계는 더욱 엄하다. 내년대회에는 선배의 부름을 받은 많은 선수들이 야구장을 찾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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