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반정부 시위가 3주째 계속되는 가운데 10일(현지시간) 경찰 병력 수백명이 시위대 캠프를 급습, 시위대와 충돌이 빚어졌다. 대통령이 시위대 일부에 대한 석방 용의를 밝힌 와중에 경찰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독립광장에 설치된 시위대 캠프를 급습해 바리케이드 해체를 시도하며 시위대와 충돌했다. 시위대는 `부끄러운 줄 알라`는 등의 구호와 함께 우크라이나 국가를 부르며 저항했다. 경찰은 시위대의 강력한 저항에 한발 물러섰으나 바리케이드 해체를 재차 시도했다. 경찰의 급습은 사태 무마를 위한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빅토리아 뉼런드 미국 국무부 유럽차관보의 키예프 방문에도 불구하고 이뤄졌다.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애슈턴 대표를 만나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회담을 재개하고 내년 3월 EU와의 협력협정에 서명하겠다는 기존 약속을 반복했다. 이에 앞서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대규모 시위로 인한 정치 위기 사태 해결을 위해 레오니트 크라프축, 레오니트 쿠치마, 빅토르 유셴코 등 전직 대통령 3인을 만난 자리에서 "모두 경제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가진 정치적 문제는 며칠 후에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EU와의 협력협정 체결 무산에 항의하다 체포된 야권 시위대 일부를 석방할 용의가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전직 대통령들에게 지난달 30일 시위에서 체포된 참가자들 가운데 법률 위반 정도가 심하지 않은 이들을 즉각 석방하겠다는 뜻을 전하면서 "어제 빅토르 프숀카 검찰총장에게 이같은 지시를 내렸으며 이르면 오늘 중에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야누코비치는 또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야권 시위에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는 (통합을 통해) 앞으로 더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EU와의 협력협정 체결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 위해 정부 협상단을 이르면 11일 벨기에 브뤼셀로 파견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협상단은 세르게이 아르부조프 제1부총리가 이끌 것으로 알려졌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이밖에 러시아 측과의 협상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 도입가를 낮출 가능성이 생겼다는 언급도 했다. 그는 "현재 우크라이나는 평균 유럽가격보다 1천 입방미터(㎥) 당 약 200달러 정도를 더 지불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이 문제를 논의하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선 지난달 21일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한 EU와의 협력협정 체결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이후 이에 항의하는 야권의 반정부 시위가 3주째 계속되고 있다. 야권은 야누코비치 대통령 퇴진과 내각 총사퇴, 조기 총선 및 대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정국 위기 타개를 위해 정부와 야권 대표단이 참석하는 범국민 원탁회의를 개최하라는 크라프축 초대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날 그 첫 행보로 전직 대통령들과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야권은 아직 원탁회의 참여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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