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봉제 늑대인형이 뜻밖에 반정부 상징으로 떠오르면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한 반정부 시위자가 주말 대중집회에서 홍콩 행정수반인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에게 늑대인형을 던진 뒤로 가구업체 이케아에서 판매하는 늑대인형 루프시그(Lufsig)가 연일 수백 개씩 싹쓸이하다시피 판매되고 있다.
이케아 측은 10일(현지시간) 아침 전 매장에서 루프시그가 모두 팔렸으며, 가게 문을 열기 전에 대기행렬도 있었다고 밝혔다. 루프시그의 페이스북 페이지도 지난 주말 개설된 이래 `좋아요` 클릭 수가 3만5천건을 넘었다.
루프시그는 동화 `빨간모자`에 나온 늑대를 묘사한 인형으로, 빨간 체크무늬 셔츠에 청바지 차림을 하고 있다. 루프시그의 손에는 동화 속에 등장하는 할머니를 닮은 또 다른 봉제인형이 쥐어져 있다.
늑대는 렁 행정장관의 별명이기도 하다. 비평가들이 그를 신뢰할 수 없고 교활한 성격으로 묘사할 때 `늑대`라고 표현한다.
지난해 7월 행정수반으로 취임한 렁 행정장관은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2017년에는 보통선거로 전환되도록 지휘할 임무를 띠고 있다.
그는 취임 이후 자택 불법 구조물 논란, 주택 사기 유죄 판결로 인한 휘하 각료의 사퇴 등으로 곤욕을 겪었다. 주민들은 또한 소득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부동산 가격이 치솟는 데도 불만을 갖고 있다.
렁 행정장관은 홍콩대가 이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42%의 지지율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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