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미 국가 니카라과에서 대통령 재임 횟수 제한 규정을 없애는 개헌안이 의회를 1차 통과하면서 다니엘 오르테가(68) 대통령의 종신 집권이 가시화하고 있다. 니카라과 의회는 10일(현지시간) 전체 회의에서 재적 의원 92명 가운데 64명의 찬성으로 개헌안을 승인했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애국적 의원들 덕분에 니카라과 국민의 존엄성이 증진된 역사적 순간"이라며 개헌안 승인을 축하했다. 이 개헌안은 내년 초 의회에서 다시 승인되면 효력이 발생한다. 현재 집권당인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이 개헌선인 60%를 넘는 63석을 차지해 통과가 예상된다. 개헌안은 또 현재 35%로 규정된 대통령 당선 최저득표율도 삭제했으며 민간인만 맡을 수 있던 정부 직위에 군인도 임명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대법관과 최고선거위원회 위원 등 고위직도 의회가 후임을 뽑지 않으면 임기를 초과해 재직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때문에 정권에 비판적인 이들은 이번 개헌안이 오르테가의 종신 집권을 노린 것이며 권위주의 정권을 낳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야당 의원 아르만도 에레라는 "오르테가 지지자들이 극단적으로 좁은 시야로 이 나라를 내전의 수렁으로 몰고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시민은 의회 밖에서 개헌안 반대 시위도 열었다. 오르테가는 1979년 FSLN 지도자 시절 아나스타시오 소모사 독재정권을 몰아내고 1984년 대통령에 올라 1990년까지 니카라과를 통치했다. 이후 두 번의 실패 끝에 2006년 선거에서 재선됐으며 애초 각인된 급진적 이미지보다 빈곤·기업정책에 주력하는 모습으로 국민적 인기를 얻었다. 그는 2009년 대통령의 총 재임 회수를 2회로 제한하고 연임을 금지한 헌법 조항에 대한 해석을 대법원에 요구, `강제성 없는 조항`이라는 답을 받은 뒤 2011년 선거에서 2위 후보를 30%포인트 이상 차이로 따돌리고 3선에 성공했다. 다음 대통령 선거는 2016년에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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