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30일 일본과 프랑스 기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터키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터키 정부와 정식 합의했다는 언론보도를 접했다. 원자력 건설 및 운영분야에서 세계최고 수준에 도달한 우리 대한민국 역시 터키 원전 건설 수주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소식은 우리에게 있어서는 참으로 아쉬운 소식임에 틀림없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아쉬워만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터키 원전건설보다 더 규모가 큰 핀란드 원전 건설 수주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터키의 경우처럼 핀란드 원전건설 수주 역시 일본과 한국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비록 터키 원전수주에서는 일본에 밀렸지만 우리나라 역시 지난 2009년에 아랍에미리트(UAE) 원전건설을 수주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핀란드 원전 수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가 핀란드 원전 수주에 성공할 경우 처음으로 유럽에 원전을 수출하는 의미를 가지며 이는 원전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동유럽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10월 22일 정홍원 국무총리의 핀란드 순방 시 양국 간 원자력 협력 관련 협정식을 맺었다고 하니 핀란드 원전수주에 대한 기반은 마련됐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라는 핸디캡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강력한 원전수출정책을 기반으로 기업, 지자체가 합심하여 터키원전 수주라는 대어를 잡을 수 있었다. 일본과 우리나라가 원전수주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출로 국내 일자리가 약 1만개 이상 생겨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원전 수출은 일반제품 수출과는 다르게 외화 가득률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다. 해외에서 토목공사나 정유플랜트를 수주하면 10~15%의 외화 가득률에 그치지만 원전수주는 약 30~40%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세계 경기불황의 여파로 국내경기 역시 장기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지금 우리나라가 핀란드 원전 수출에 성공한다면 경기회복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 온 국민의 단결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며 조만간 우리나라가 일본을 제치고 핀란드 원전수주에 성공했다는 기분 좋은 뉴스를 접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차승환 월성2발전소 화학기술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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