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과 러시아 외무장관이 한자리에 모였지만 유럽연합(EU) 협력협정 체결을 둘러싼 우크라이나에서의 시위 사태에 관해서는 큰 의견차를 보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나토 외무장관들과 회의를 마친 뒤 전날 나토 장관들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해 발표한 성명을 비난했다고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나토가 왜 그런 성명을 발표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그 성명은 왜곡된 모습으로 상황을 오해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일은 국내문제"라며 우크라이나 정치인에게 상황 해결을 맡기고 외부인은 누구도 개입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나토 외무장관들은 전날 "우크라이나의 평화 시위에 대한 지나친 폭력 진압을 비난하고 정부와 야권의 대화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에 대해 회의에서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개입할 계획이 있다는 뜻인지`를 나토 장관들에게 물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미국 국무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전했다.
이 관리는 "나토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 국민의 유럽에 대한 열망을 지지하지만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을 계획하고 있지는 않으며 그런 것을 거론하는 것이야말로 도발적인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이란의 핵 개발과 관련해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과 합의가 이뤄진 만큼 이 합의가 전면적으로 시행되면 나토가 계획하는 유럽권 미사일방어망(MD)은 불필요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MD는 이란 핵뿐만 아니라 다른 형태의 대량살상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때문에도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미국 국무부 관리는 전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 나토와 러시아는 재래식 무기 폐기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는 새로운 제안에 합의했다고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이 밝혔다.
합의안에는 러시아가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주(州)에서 수만 발의 재래식 폭탄과 포탄을 제거하고 장래에 아프가니스탄에서 지뢰 제거에 협력하며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를 지지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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