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권력 구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지금까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후견인 겸 오른팔 역할을 해왔던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겸 노동당 행정부장이 돌연 실각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최근 노동당 행정부의 장성택의 핵심 측근들에 대한 공개처형 사실이 확인됐으며, 장성택 자신도 실각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공개처형된 사람들은 당 행정부의 리룡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이다. 또 장성택 소관 조직들과 연계 인물들에 대해서도 후속 조치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장 부위원장은 지난달 6일 북한을 방문한 안토니오 이노키 일본 참의원 의원과 면담한 이후로는 한 달 가까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에따라 장성택은 모든 직책에서 해임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성택의 실각이 사실이라면 김정은 제1위원장의 권력 위상과 북한 경제 개혁의 방향 등에 큰 변화가 나타날 수도 있다.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은 지난 2011년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권력 후계자인 김 제1위원장의 안정적인 권력 장악을 도우면서 자연스럽게 권력 2인자의 자리에 올라섰다. 김정일 사망 직후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장성택은 김정은의 멘토이자 경쟁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장성택 실각과 관련해 유력하게 제기되는 설은 그가 김정은을 위협할 만큼 큰 세력을 형성했기 때문에 숙청됐다는 주장이다. 김정은은 자신의 1인권력을 굳히기 위해 장성택을 제거하고, 심지어는 외국에 대사로 나가있는 장성택의 친인척들까지 잇따라 소환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당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1일 “김정은 유일영도체계를 철저히 세우며 세상 끝까지 김정은과 운명을 함께하자”는 김정은 찬양 글을 실은 뒤 더 설득력있는 주장이 됐다. 한편에서는 장성택의 실각은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권력다툼 때문이라는 설(說)도 제기됐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북한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군부 강경파와 노동당 온건파 사이의 권력투쟁의 산물인지, 아니면 김정은이 자신의 1인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장성택을 숙청한 것인지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우리는 2년 전 김정일 사망이라는 큰 뉴스를 북한 방송에서 처음 접한 뒤 사태를 분석하고 대책을 세우느라 허둥댄 경험이 있다. 정보당국은 또다시 정보력 부재 논란에 휩싸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장성택의 실각설은 북한 권력구도가 아직도 안착하지 못하고 불안정하게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은 과거 체제가 흔들릴 때마다 내부 결속을 위해 도발을 감행해온 전력이 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지난 4일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김정은 집권 2년째를 맞은 이 즈음, 북한 내부에서 권력 재조정을 위한 일부 조정 작업이 진행 중”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전후방 각지에서 군사적 능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때일수록 군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대비태세를 한층 확고히 해야한다. 또 북한의 권력구도가 흔들리면 쿠데타 등 내부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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