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부상을 털어낸 `피겨 여왕` 김연아(23)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리허설이 될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출전을 위해 결전지인 크로아티아로 떠났다.
김연아는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면서 "올림픽 시즌을 늦게 시작했는데 늦은 만큼 더 철저히 준비하려 노력했다"면서 "이번 대회는 프로그램을 처음 공개하는 자리이니 욕심내기보다는 좋은 기억을 남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선수 생활의 대미를 장식하기로 마음먹고 맹훈련하던 김연아는 9월 오른발 부상 때문에 잠시 주춤했다.
올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에 두 차례 나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점검하려 했으나 계획이 무산됐다.
다행히 부상이 심하지 않아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소규모 대회인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를 시즌 첫 무대로 택했다.
2003년 이 대회 노비스·주니어 부문 경기에서 우승한 기억이 있는 김연아는 "크로아티아에 마지막으로 갔을 때 중학생이었는데 이제 은퇴를 앞두고 있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남다르다"며 웃었다.
이어 "작은 대회지만 그동안 경쟁해 온 일본의 안도 미키와 새로 떠오르는 러시아의 떠오르는 선수(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도 출전한다"면서 은근한 긴장감도 드러냈다.
그러나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뤘기 때문에 결과에 대한 욕심과 부담감이 전혀 없다"면서 "대회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몸 상태에 대해서는 "올림픽 때 100%가 되도록 준비할 것"이라면서 "지금은 80∼90% 정도로 올라왔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에서 뮤지컬 `리틀 나이트 뮤직(A Little Night Music)` 삽입곡인 `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Clowns)`를, 프리스케이팅에서는 탱고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프로그램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는 "점프 구성은 예전과 똑같을 것"이라면서 "나머지는 며칠 후에 공개될 것이기 때문에 경기에서 보여 드리겠다"며 미소 지었다.
소치 올림픽은 김연아의 은퇴 무대이면서 `숙명의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 온 아사다 마오(일본)와 마지막 경쟁이 펼쳐질 대회이기도 하다.
아사다와의 관계에 대해 김연아는 "주니어 때부터 많이 비교당하고 라이벌 의식도 있었기에 서로 피하고 싶은 존재이기도 하지만 동기부여가 됐다"면서 "아사다가 없었으면 저도 이 정도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김연아가 출전하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은 6일 밤(한국시간), 프리스케이팅은 7일 밤 열릴 예정이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