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 브롱크스에서 1일(현지시간) 여객 열차가 탈선해 최소 4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했다.
이날 오전 7시20분께 뉴욕시 브롱크스 스투이텐 두이빌 열차역 근처에서 메트로-노스 철도 소속 통근 열차가 선로를 이탈해 4명이 사망하고 67명이 다쳤다고 현지 소방당국이 밝혔다.
부상자 중 11명은 중태라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에드워드 킬더프 소방서장은 "사망자 중 3명은 선로를 이탈하며 심하게 흔들리는 객차에서 바깥으로 튕겨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메트로-노스 철도는 뉴욕시와 북부 교외를 연결하는 서비스로 미국에서 두 번째로 이용객이 많은 통근열차다.
사고 열차는 뉴욕시에서 북쪽으로 160여㎞ 떨어진 허드슨 밸리의 포킵시를 출발해 맨해튼의 그랜드 센트럴 스테이션으로 달리다 강변 급커브 구간에서 객차 8량 중 7량이 할렘강 쪽으로 탈선했다.
사고 원인은 아직 불명확하나 급커브 도중 과속과 브레이크 이상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AP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승객인 프랭크 타툴리는 현지 W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고 당시 열차가 정상 속도보다 상당히 빠르게 달린 것 같았다고 전했다.
또 열차 운전사는 경찰 조사관에게 브레이크를 작동했지만 속도가 떨어지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커브 구간의 규정상 최대 속도는 시속 48㎞로 커브 직전 구간(시속 113㎞)의 절반도 안돼 철저한 감속이 필요하다.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등 당국은 열차 운행기록 장치와 운전자 진술을 토대로 과속 및 기기 이상 여부와 철로·신호장치 상태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사고로 이탈한 객차 7량 중 2량은 옆으로 뒤집혔고 다른 1량은 할렘강 바로 앞에서 멈췄다. 객차가 물에 빠졌으면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열차는 복잡한 평일과 달리 일요일 아침이어서 절반 정도 찬 상태였고 당시 승객은 150여명이었다. 이중 적잖은 승객은 주말 쇼핑을 하려고 맨해튼에 가다 사고에 휘말린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덧붙였다.
당국은 130명의 구조요원과 수색견, 응급차량 등을 동원해 사고를 수습하고 있다. 할렘강에도 잠수부들이 투입돼 물에 빠진 피해자가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다.
메트로 노스 철도는 지난 7월 쓰레기를 실은 화물열차가 이번 사고 장소 주변에서 탈선하는 사고를 겪었다. 당시 인명피해는 없었다.
뉴욕주 상원의원인 찰스 퓨셀로 주니어는 이와 관련해 당국이 사고 지역의 철로를 점검해 탈선 등 사고에 대한 예방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뉴욕 브롱크에서 1일(현지시간) 발생한 열차 탈선 사고로 한국인 1명이 사망했다.
뉴욕총영사관과 외교부는 이날 오전 7시20분께 뉴욕시 브롱크스 스투이텐 두이빌 열차역 근처에서 발생한 열차 탈선 사고로 사망한 4명 가운데 1명이 한국인 여성 안기숙(35)씨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총영사관에 따르면 안 씨는 지난 2009년 12월부터 뉴욕 인근의 한 요양원(nursing home)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사고 당일 새벽 근무(night shift)를 마치고 퀸즈의 집으로 돌아가려고 열차에 탑승했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씨는 취업비자를 받아 미국에 입국하고 영주권을 기다려 왔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총영사관은 안 씨의 신원을 확인한 이후 한국의 유가족들에게 사고 경위를 설명하고 위로의 뜻을 전달했다.
총영사관은 현재까지 안 씨 이외에 이번 사고와 관련해 피해를 본 한국인은 더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뉴욕시 관계 당국 등을 통해 한국인 피해자가 더 있는지 계속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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