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을 나서면 코를 찌르는 차가운 겨울공기가 계절의 변화를 말해주는 듯하다. 도저히 반팔차림이 허용되지 않는 요즘 많은 사람들이 작년 겨울에 사용하고 창고에 넣어두었던 전기장판과 난로를 꺼내고 있을 것이다. 영하를 웃도는 날씨 때문에 온열기기 사용이 급증하는 겨울에는 주택화재발생률도 비례하여 증가한다. 작년 겨울(11월~2월)에만 총 4300여건의 주택화재가 발생했고 이 중 온열기기로 인한 화재가 전체 겨울철 주택화재 건수의 27%에 달하는 1200건이었다. 그렇다고 추운 겨울에 온열기기를 사용하지 않을 수도 없는 터. 전기장판이나 난로를 사용할 시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등 예방이 최우선이지만, 불가피하게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초기진화가 가장 중요하다. 화재발생 시 최초발견자가 119에 신고한 뒤 소방대가 현장까지 도착하는데는 평균 5~10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하고 보면 이미 불길은 커질대로 커져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최초발견자가 신고와 동시에 초기진화에 나서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화재발생 후 5분이 지나면 축열로 인해 화염이 급격히 확산되기 시작하는데 불꽃을 초기에 진화하면서 별다른 피해없이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화재초기진화에 있어 소화기와 옥내소화전은 가장 보편적이면서 효율적인 소방시설로 꼽을 수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평소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한번쯤은 소화기와 옥내소화전의 사용방법을 접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1분1초를 다투는 긴박한 상황속에서 최초발견자의 침착한 대응으로 초기에 화재를 진압한 사례는 적은 편이다. 화염과 매캐한 매연이 뿜어져 나오는 혼란속에서 이론상 사용법 숙지만으로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현장에서의 침착한 초기대응이 중요한 것은 비단 화재현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심폐소생술(CPR)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기온이 낮아 심장마비 확률이 다른 계절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겨울철에는 심정지 환자 발생률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늘어난다. 심정지 환자는 4분이 지나면 뇌사상태에 빠지고, 6분이상 방치되면 사망에 이르기 때문에 최초발견자의 침착하고 정확한 초기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학교나 회사에서 심폐소생술을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눈앞에 심정지 환자가 발생하면 당황하게 된다. 심폐소생술을 이론으로만 배웠던 최초목격자가 잘못된 방법으로 시행한 심폐소생술이 오히려 환자를 다치게 한다거나, ‘모르는 사람인데 괜히 나섰다가 내가 피해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이론에 국한된 교육이 화재나 심정지환자 발생 등 긴급상황에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초기대응 기술을 습득하게 하는데 있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알 수 있다. 이에 포항북부소방서는 겨울철 특수시책으로 ‘소화기ㆍ소화전ㆍCPR 익히기 운동’을 추진한다. 이는 이론상의 교육뿐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체험을 통해 몸에 익히도록 하여 위급한 실제상황 속에서도 침착하고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전 직접 참여하는 체험교육을 통해 ‘소화기ㆍ소화전ㆍCPR 전문가’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포항북부소방서장 이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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