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를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한국 문화 속에 흐르는 `개인적 자유`라는 분석이 나왔다.
신혜란 한양대 국제관광대학원 겸임교수는 최근 연구논문 `한류의 정체성과 발전 전략-일본의 한류 붐을 중심으로`에서 한류 붐의 원인을 이같이 짚었다.
신 교수는 "한류의 핵심 코드는 개인적 자유"라면서 "안으로 경제적 번영이 가져온 삶의 여유가 개인적 자유 의식을 고양해 `X세대`와 `Y세대`란 신인류를 탄생시켰고, 정치적 민주화로 그동안 표현의 자유를 옥죄던 검열의 사슬이 풀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때마침 불어온 세계화 바람으로 개인적 자유가 세계화 시대의 전 지구인의 보편성을 획득하자 한류는 아시아를 넘어 남미와 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하는 계기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발전 과정을 통해 한국 사회에는 개인적 자유를 용인하고 주장하는 것이 당연시됐고, 이것이 한류 드라마나 음악에 자연스럽게 반영됐다는 것이다. 나아가 한류를 소비하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일으킨 것이 한류 붐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신 교수는 "한류의 기본 단위는 개인"이라며 "기성세대들이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거침없는 성적인 표현, 싸이의 `강남스타일`처럼 비속한 표현이 주류를 이루고, 그런 것을 소재로 하는 래퍼들의 음악이나 카라·소녀시대와 같은 섹스어필한 춤사위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했다.
드라마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여전히 형식적으로는 가족드라마가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주제와 결론은 언제나 개인의 승리로 끝난다고 신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전통적 가족제도가 요구하는 자기희생과 인내심을 미덕으로 삼던 종래의 드라마와는 성격이 다르다"면서 "강렬한 개성을 가진 주인공들이 거침없이 싸우고 마침내 화해하는 구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혀 이질적으로 보이는 겨울연가, 대장금, 싸이의 공통점은 개인적 자유의 표출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한류가 세계적으로 성공한 원인은 인류역사의 보편적 추세와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라며 "냉전 종식 이후 세계화, 보더리스(Borderless·경계 없음)가 세계의 주요한 화두로 등장했다. 최근의 중동 자유화처럼 자유화와 민주화는 세계적인 대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마디로 한류의 구조는 개인의 자유(보편성)를 분모로, 한국인의 특색인 가족주의 등 한국적인 소재를 분자로 하는 구조"라면서 "한류가 세계화될 수 있는 근본 원인은 바로 개성을 존중하는 인류역사의 보편성과 일치하기 때문이고, 거기에 한국적인 특색을 갖춘 소재가 세계인의 이목을 사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신 교수는 "향후 한류의 발전 방향도 이러한 원리에 맞춰야 한다"면서 "지나치게 한국적인 소재를 강조한 나머지 인류의 보편성을 무시하는 드라마나 노래는 성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도 일리는 있다"면서도 "다만 이는 세계적 보편성을 분모로 하는 분자의 요소로 존재할 때에만 가능한 이야기"라고 했다.
그는 "한류가 개인의 자유라는 인류의 보편성을 기준으로 현지화된 소재를 발굴하고, 한국인의 고유성을 잘 융합시킬 때" 한류는 지속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오는 28일 한국학중앙연구원(이하 한중연)에서 한중연 비교한국학연구센터 주최로 열리는 `한국학, 한류를 고민하다` 국제학술회의에서 이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